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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이 다가오는 이별은,

풀잎처럼 누워 나를 기다리는 옥녀를 묻어주고,

by 태하

한 시절을 살면서 수많은 인연들을 만나서

울고 웃고 갈등 속에서 정을 나누며 살지만

다 표현하지 못하고 애정을 주지도 못하고

결국은 이별의 슬픔을 홀로만이 가슴속에

묻고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처음 산중에 입산을 하면서 함께 들어온

발발이 옥녀라고 내가 속세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면 어디서 알고 오는지 산고개

노릿제 고개를 넘어올 때면 한 번도 빠짐

없이 달려와 나를 반겨주는 하얀 발발이


녀석이 있는데 어떤 땐 보이지 않을 때면

내가 넘을 찾아다닐 때도 있었지요~!?


어느 날 산아래 볼일이 있어 하산을 하는

나는 산밑에 차를 세우고 한잔술을 마시

고 늦은 시간에 돌아오는 나를 기다리며

온종일을 차 밑에 있다가 나오는 녀석을

보면서 애잔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지

며 녀석을 보듬어 주던 나이지요!!


언제나 무순 생각을 하는지 우수에 젖어

있고 생각이 깊어 보이고 정이 있어 보이

는 녀석은 십여 년이 다 되어서 세월 속에

저물어 가는지 나이 들어 보이는 모습이

안쓰럽게도 보이기도 하였는데…


'그런'' 녀석이 십여 일 전 수일간의 고통

에서 아픔에 시달리다가 이 세상을 하직

하고 나와 영원한 이별을 했습니다''


~~~~*~~~~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맨 땅을 파헤치던

녀석의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한데 손을

쓸 수가 없는 모습을 보면서 녀석과 이별

을 예감을 한 나는 죽어가는 녀석을 보고

만이 있는 내가 싫어 일부러 하산을 해서


하룻밤을 보내고 왔는데 녀석은 언제나

있던 그 자리에서 홀로만이 생을 마치고

풀잎처럼 누워서 나를 기다리는 모습에

먼저 떠난 대박이 옆에 묻어주고 한잔술

에 녀석이 가는 길을 함께 하였지요''!


팔월의 타오르는 뜨거운 해는 그대로인

데 녀석이 앉아서 지키는 신선골의 쉼터

앞에 있는 무심한 바위는 그 자리에 변함

없는데 엊그제만 해도 나를 보며 꼬리를

흔들던 그 모습이 눈앞에 밟히는데~~


~~~~~~*~~~~~


독이 차오른 뱀에 물린 것 같은데 더 이상

이미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발광을 하며

단말마의 고통과 싸우던 넘을 지켜보는

나에게 그 아픔이 전달이 되는 것만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평범한 일상 속에 살아가는 날들

만 같지만 지금에 살아가는 삶이 영원할

것만 같은 한가로움 속에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변함없는 세월인 것만 같지만은


어느 날 불시에 찾아오는 이별의 순간은

담담하게 지나가지만 이제는 그 어느 곳

에도 보이지 않는 떠나 버린 옥녀를 그리

는 마음이 깊어만 가는 산골은 저물어만

가고 내일은 녀석이 묻혀 있는 곳에 작은

비석하나 세워 주워야겠습니다 ~


*내변산 산야에 잠든 옥녀를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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