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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희 Jul 21. 2017

예술가의 존중에 관하여

여우락 ‘컨템퍼러리 시나위’

(c)전강인/국립극장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컨템퍼러리 시나위’

2017년 7월 21일 |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


TIMF앙상블과 NOK유닛이 함께한 ‘컨템퍼러리 시나위’를 보는 한 시간 반 동안 속이 상했다. 국악관현악단은 무대 위에, 현악 앙상블은 객석 꼭대기에 자리해 제대로 된 합주 한 번 없이 서로의 음악을 번갈아 가며 연주했다. 큐가 맞질 않아 현악 앙상블이 활을 드는 사이 무대 위 국악관현악단 연주자들은 우르르 빠져나갔고, 프로그램 구성 탓에 TIMF앙상블은 제대로 관객의 박수를 받을 타이밍도 없었다. 무대 위 연주자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등퇴장을 반복하며 온갖 종류의 악기를 연주하는 사이에 객석 꼭대기에 길게 자리한 13명의 연주자는 꼼짝없이 제대로 된 막과 조명도 없는 곳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갈 곳 잃은 두 개의 첼로 케이스도 함께. 이 무대에 함께 선 두 단체와 객원 연주자들이 서로 말을 섞어보기는 했을까 싶었다. 현악 앙상블은 이번 공연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만 연주했지만, 국악관현악단은 그보다 두 배는 많은 악기를 편성해 굿거리장단부터 ‘달강달강’ 변주곡, 타악 시나위까지 다채로운 곡을 선보였다. 타악 시나위를 뺀 모든 곡에는 가창이 함께했다. 생황과 대금의 음색에 감탄하려던 찰나에 마이크로 확성된 여창가곡이 이를 덮었다. 공연의 시작과 끝은 이들이 아닌 음악치료사 이소영이 장식했다.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 “‘달강달강’ 주제에 의한 컨템퍼러리 커뮤니티 시나위”는…. 현악 앙상블은 국악관현악 사운드에 묻혀 하나도 들리지 않고, 소리꾼 세 명은 마이크에 대고 혼신을 다해 ‘달강달강’을 부르고, 무대 중앙엔 하얀 옷을 입은 음악치료사가 서서 스무 명 남짓한 관객들에게 “팔이 많이 아프시겠지만 계속해서” 톤차임을 흔들라 주문했다.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는 이런 공연은 왜 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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