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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스타 Jul 21. 2019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노력

25번째 제목이 당신을 전설적 인물로 만들지 모른다 

번뜩이는 작품은 어떻게 탄생할까. 뛰어난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까. 위대한 작품들을 볼 때마다 생각했다. 저건 도대체 누가 만드는 거야. 광고회사에서 일할 때는 회자되는 광고들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러곤 속으로 한탄했다. 왜 나는 저런 걸 못 만들까! (물론 아이디어가 좋다고 모두 제작되는 건 아닙니다만). <오리지널스>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걸작을 창조할 확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모두 따라 할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https://youtu.be/UyYmxuOpTxk

Lacoste - Crocodile Inside, The Film (Long Version) / 최근에 본 광고 중에 진짜 끝내줬던 라코스테 광고. 음악부터 영상까지 완벽하다.

창작자들에게선 한 가지 편견이 있다. 그들은 하나를 제대로 심도 있게 만들어서 '짜잔'하고 세상에 내놓는다 것이다. 물론 그런 창작자들도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스>에서는 색다른 연구 결과를 들려준다. 이걸 알고 나니 그동안 내가 가졌던 편견이 와장창 깨졌다. 



창의적인 천재들은 우월하지 않다. 다만 훨씬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낼 뿐이다.


피카소의 도자기를 본 적 있는가? 그는 2,800점을 만들어 냈었다. 하지만 대중에게 사랑받은 작품은 소수의 유화 작품뿐이었다.
창의적인 천재들이 같은 분야의 동료 집단보다 질적으로 우월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단순히 훨씬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낼 뿐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독창성을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이먼튼은 "큰 영향을 미치거나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낼 확률은 창출 해낸 아이디어의 총수가 많을수록 높아진다"라고 지적한다.

<오리지널스>


여러 창작자들의 예시를 보면서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모차르트는 35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600여 곡을 작곡했고, 베토벤은 평생 650곡, 바흐는 1,000곡 이상을 작곡했다. 1만 5,000여 곡의 고전음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5년이라는 일정한 기간 동안 작곡한 작품의 수가 많을수록 걸작을 작곡할 확률이 높아졌다. 피카소도 마찬가지다. 그는 유화 1,800점, 조각 1,200점, 도자기 2,800점, 드로잉 1만 2,000점 포함, 그 외에도 판화, 양탄자, 태피스트리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들처럼 피카소가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작품들은 극소수다. 



내가 사랑하는 다작의 아이콘들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하는 우디앨런.
우디 앨런의 영화 첫 시작에는 항상 그의 크레딧이 지나가는 데, 볼 때마다 묘한 존경감이 들기도 한다.
작업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말이다

-프로듀서 아이라 글래스- 


여러 제작물을 볼 때마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꾸준히 잘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나에겐 윤종신의 음악이, 하루키의 소설이, 우디 엘런의 영화가, 이동진의 글 그리고 하정우의 작품이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창작자들. 그들의 공통점은 일단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다는 점이다. 그것도 매우 오랫동안. 또 다른 공통점은 엄청난 양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다작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다. 창작자들의 태도에 대해 최근 많은 생각이 든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재독한 후에 더더욱 이 점에 대해 이끌린다. 


어쩌면 그들은 먼저 이 법칙에 대해 깊이 깨달은 것처럼 보였다. 매년 하루키의 책이 나올 때마다 감탄했다. 하정우의 영화를 볼 때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이 작품에 출연하지 라고 놀랐다. 7년이 동안 꾸준히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그의 꾸준하고 엄청난 소비와 작업량을 실시간으로 경험했다. 그들의 작업물을 접할 때마다 묘하게 좋은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은 어쩌면 나도 노력하고 성실하면 언젠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묘한 기대감이었다. 그 기대감이 <오리지널스>를 읽으면서 확신으로 다가섰다.



양질전화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쓴다. 어제도 썼다.
양과 질은 서로 상충관계라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어떤 일을 더 잘하기를 원한다면, 즉 결과물의 질을 높이려면, 다른 일은 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아이디어 창출에서는 양이 질을 예측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이다. "독창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변형되거나,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거나, 완전히 실패작인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낸다. 하지만 이는 결코 헛수고가 아니다. 그만큼 재료로 삼을 아이디어, 특히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내게 된다"

<오리지널스>


최근에 시작한 1일 1글을 시작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글을 쓰고 있다. 내 브런치가 이렇게 활성화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일 일정한 분량의 글을 쓴다. 서평, 리뷰, 에세이 등 종류는 다양하지만 분량은 비슷하다.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많은 작업을 하는 것. 모두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퀀티티를 늘리는 방법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노력

일을 하자. 창작을 하자. 매우 많이 하자.
좋은 콘텐츠를 널리 퍼뜨려 공유하게 만드는 업체인 업워디 Upworthy는 하나의 기발한 제목을 정하기 위해 적어도 25개의 제목을 생각해내야 한다고 한다. (...)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의 경우에는 초기에 생각해낸 아이디어일수록 이미 존재하는 것과 가장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뻔한 아이디어를 배제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다 희소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만큼 사고가 자유로워진다. 업워디 직원들은 다음과 같이 경험을 전한다. "절박해지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24번째 제목이 진짜 형편없어도, 곧이어 생각해낸 25번째 제목이 당신을 전설적 인물로 만들지 모른다."

<오리지널스>


업워디의 사례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라서 가장 와 닿았다. 만약, 당신이 피카소도 아니고 모차르트도 아니라서 전설적인 창작자들의 사례에 이끌리지 않는다면, 이들을 주목해보자. 업워디처럼 광고 회사에 다닐 때, 아이디에이션을 무척 많이 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어갈 때, 먼저 빅아이디어를 잡는 단계부터 세부적인 아이디어까지 뭔가를 생각해내고 아이디어를 내야 했다. 잘 팔렸던 아이디어는 언제 나왔을까? 초반에 널리 알려진 레퍼런스와 대동소이한 아이디어를 거친 후에, 마지막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한 끝이 달랐던 아이디어가 잘 팔렸다. 업워디의 25번째 제목처럼 말이다. 


천재가 아니어도 실망하지 말자. 이렇게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내고 다작을 하는 길이 평범한 사람들이 위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비범한 노력이다. 나는 이 노력을 비범한 노력이라고 부르고 싶다. 많이 만드는 건 모두가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누구나 꾸준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없이 많은 개구리에게 입맞춤을 해봐야,
그중에 왕자를 하나 찾아낼 수 있다.

<오리지널스>


나의 소소한 노력들 


노션을 활용한 제목/리드글 정리


최근에 브런치에 좋은 글들을 골라 페이지에 공유하는 큐레이팅 작업을 시작했다. 그저 숙제처럼 하루에 몇 개 공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좋은 제목을 따로 정리하고, 내가 생각해 낸 리드 글까지 정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귀찮은 작업이지만, 브런치 제목을 쭈욱 보고 있자면 가끔 자주 안 쓰는 패턴의 제목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이 외에도 좋은 글들을 클리핑 해서 가끔 열어본다. 어떤 소비를 하던지 정리도 필수다. 어디선가 보고 읽고 들은 뜬구름들을 차곡차곡 내 캐비닛에 넣어 놓고 있다. 모든 내용을 글로 남길 수는 없기에, 이렇게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들을 빼놓지 않고 하려고 한다. 



<오리지널스>를 읽으면서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모든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임계점을 넘게 해 줄 거라는 걸. 세상 모든 위대한 창작자들이 이미 증명해줬다는 걸. 그리고 이 노력들은 누구나 해낼 수 있다.


참고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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