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2020년 1분기 회고
벌써 2020년 1분기가 훅 지나갔다. 이렇게 3번만 더 지나면 2020년도 끝이다. 절망은 이르다. 다시 전환점을 만들어서 새 출발 효과를 만들어보자. 그러기 위해서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한 시기에 대한 회고를 하는 것. 우리가 흔히 하는 연말 리뷰를 앞당겨서 분기 및 한 달로 리뷰 단위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2020년 1분기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다. 제목은 '내가 확실히 깨달은 것들' 너무 많은 걸 필요 없이 깨달은 시기이기 때문에 회고를 해본다. 물론 좋은 점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강렬한 건 나의 불행...
일에 대해선 당연 최고의 화두는 생산성이었다. 양을 올리고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 듣기만 해도 숨 막히는 표현이지만 실제로 해냈고 진행 중이다. 사실 시간을 줄일 수 있었던 건 업무가 루틴화 되면서 글을 쓰는 속도가 줄었다. 여러 일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면 생산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모두가 생산성 높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실제로 양을 늘리고 시간을 줄인다는 걸 해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압력과 압박을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중에서도 어떻게든 뚫어버리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임계점의 근처까지는 온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생산성을 높이는 여지는 있다. 앞으로 다음 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말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회고를 위해 정리하면서 몇 개나 썼는지 찾아봤다. 3개월 동안 메인 업무였던 칼럼은 총 254편을 썼다.
양을 늘리는 데에 처음은 힘들었지만 적응이 되도록 노력했다. 때로는 플랜 B를 만드는 것보다 퇴로를 끊는 게 더욱 효과적일 때가 있다. (물론 안전망이 있을 때의 이야기). 반성하는 점은 이왕 할 거 조금 덜 스트레스받고 적극적이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어차피 할 거였는데... 하지만 막상 상황에 닥치면 사람 마음은 또 그렇지 만은 않은가 보다. 어쨌든 이번 일은 나에겐 스트레스 테스트였고 이걸 어느 정도는 이뤄냈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 번도 개수를 못 채운 날은 없었다. 항상 정량을 채웠고 앞으로도 이건 디폴트로 가져가고 싶다.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그저 이 악물고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파이팅만 외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똑똑하게 해야 한다. 순간의 집중력에 기대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노션과 워크풀로위를 쓰면서 툴을 이용해 소스를 정리했고, 스톱워치를 썼고, 글을 몰아 쓰고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편집은 나중에 하는 등 나름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미지 편집 툴도 다른 두 개를 거쳐서 포토샵에 템플릿을 만들고, 캡처 툴도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걸로 쓰고 있다. 완성이 될 때마다 체크표시를 하면서 나름의 작은 동기부여를 스스로 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동기는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주신 우리 리더분들 덕분이었다...(최고 최고...) 보지 못했다면 결코 하지도 못했을 것 같다.
Objective 생산성 향상과 퀄리티 더욱 높이기
KR1. 개수 늘리고 시간 줄이기 (구체적인 수치는 내 마음속에)
KR2. 캐시카우 같은 콘텐츠 카테고리 2개 더 확장
KR3. 메시지 비율을 더 높이기 (30 -> 40%)
개수를 더 늘리고 시간을 조금씩 줄이는 방향을 생각한다. 콘텐츠의 다양화도 생각하고 있다.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다른 분야의 콘텐츠를 가져오고 싶다. 조금 더 메시지를 주고 싶다. 누구라도 작은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글을 쓰다 보면 불특정 다수가 보게 되는데 누군가에겐 작은 울림을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빨리만 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진실성을 담고 더 많이 나눠주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얼마 전에 쓴 글에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감동적인 댓글도 많았다.
좋아요가 3.2천 개, 댓글이 1.8천 개, 공유가 1.7천 회 된 글이었다. 바이럴 면에서도 성공적이었지만, 사람들이 남긴 댓글을 보면서 폭풍 감동을 받았다...
어쨌든 평생 가져갈 만한 좋은 습관은 운동과 독서 그리고 글쓰기다. 평생 이거 세 개만 꾸준히 해도 어느 정도 행복할 것 같다.
1분기 동안 큐블리케이션 도서, 독서 모임 도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읽은 책은 22권이다. 서평은 21개를 썼다. 그 외에도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리뷰 한 편을 과제로 제출했고, 두 편의 치유 글쓰기 글을 썼다. 큐블리케이션 도서는 언제나 넘사벽으로 퀄리티가 좋고, 관심이 있지 않은 분야의 책들도 많아서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누구나 필수로 읽어야 할 책이다. 내가 알지 못한 것을 알아갈 때의 짜릿함은 경험해보지 못 한 사람들을 결코 알지 못할 즐거움이다.
개인적으로 읽은 도서는 생산성 관련 책이 많았다. <루틴의 힘>, <미치지 않고 서야> 이 두 권이 그랬다. 그 외에도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일상을 채워나갔다. 영화도 좋지만 책도 너무 좋다. 많이 읽다 보니 책도 이제 금방 읽는다.
칼럼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제는 글도 금방 쓴다. 요즘처럼 빨리 글을 썼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선순환이라는 게 이런 걸까. 아무튼 좋은 신호다.
Objective 큐블리케이션 도서 및 자기 계발서/심리학 책 읽기를 업무로 연결시키자
KR1. 큐블리케이션 도서 읽고 서평 쓰기
KR2. 칼럼에 도움될 만한 책 의식적으로 한 달에 2권씩 읽기
KR3. 읽은 책은 짧게라도 브런치 글로 서평 남기기
체력의 필요성은 예전부터 매일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었지만 <움직임의 힘>을 읽고 더더욱 무조건 의무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능은 데뷔할 때만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체력이 필요할 뿐이다.
<시절 일기>, 김연수
https://brunch.co.kr/@taeherself/234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의 말만 봐도 절실히 알 수 있다. 재능은 데뷔할 때만 필요하고 그다음에는 체력이 필요하다. 가만히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데도 체력이 없으면 도저히 견뎌낼 수가 없다. 그래서 주 6회 달리기를 목표로 했다. 수영 다닐 때처럼 달리기도 월-토 이렇게 매일 아침 뛰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는 주 6회 성공했다.
<움직임의 힘>을 보고 고강도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달리기뿐인 것 같다. 이도 잘하지는 못하지만 원래는 한 번에 3-4K 운동했는데, 이제는 4-5K로 조금씩 늘었다. 어쨌든 꾸준히 하다 보면 러너스 하이를 느낄 정도로까지 되지 않을까... 달리기는 거의 처음 해보는 운동인데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어쨌든 매일 아침 나간다.
Objective 아침 운동 주 6회 및 6시 30분 기상
KR1. 월-토 아침 6시 30분 기상
KR2. 월-토 아침 운동 나가기
일단 달리기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지금처럼 꾸준히 하는 걸 우선으로 하자.
가장 큰 문제다. 가끔 공황도 찾아와 아무 일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어젯밤에도 갑자기 찾아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숨 막히는 기분이 들 때면 손 쓸 방법이 없다. 그저 그냥 그 밤을 견디는 것 뿐인다. 잘하다가도 불쑥불쑥 찾아오는 공황 때문에 힘든 날들이 많다. 뭐 어쨌든 받아들이는 게 가장 편하다. 힘들고 죽고 싶은 감정이 찾아와도 죽지는 않으니까..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전히 괴로운 건 마찬가지다. 가족을 보지 않아도 그들은 여전히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 연락을 끊었다는 건 평생 보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겠지.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면 나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곤 한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라는 생각으로 치닫고 만다.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평생 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겠지. 허무함이 밀려온다. 정말 그 날 리뷰를 할 때마다 "오늘은 우울해져서 낭비한 시간이 너무 많았다."는 문장을 얼마나 썼는지 모르겠다...
욕을 퍼붓고 싶지만 욕을 들을 사람들은 연락을 끊었고, 가해자들은 잘 살고 있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괴로워한다. 아빠를 마지막으로 본 날에 아빠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너한테 당한 거 10배, 100배, 1000배 다 갚아주겠다고." 내가 정말.. 뭘 했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아빠는 엄마에겐 "너는 악마라고 내 인생 다 망쳤다."등의 폭언을 근거 없이 퍼부었으니까 저 말도 비슷한 맥락이겠지. 헤휴. 이렇게 내가 힘들게 지내는 걸 알면 아빠는 좋아하겠지... 악마야 축하한다. 평생 그렇게 살아라.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높이는 게 너의 행복이라면, 너는 그렇게 살아라. 제발 비참하게 그렇게 살아라.
지금은 어떻게든 약을 안 먹으려고 하고 있고, 예전처럼 침투적 사고에서는 여전히 고생하지만... 그래도 힘들면 밖에 잠깐 나와서 카페를 가든 마트를 가든 기분 환기를 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일로 인해 굳이 알고 싶지 않던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가족의 민낯, 아빠, 오빠 그리고 엄마의 진심. 모든 걸 알게 되었다. 힘든 일을 겪고 나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들.
- 절대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고 말하지 말 것
힘내라고 말하는 건 그 사람의 고통을 정말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건네는 가짜 위로다. 정말 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한다면 힘내라는 말을 못 내뱉는다. 그저 충고하고 싶고 조언하고 싶은 사람들만 하는 말. 겪어보니 그 말이 오히려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겠구나 뼈저리게 느꼈다.
- 조언하지 말고 도움을 줄 것
병원을 가봐라, 운동을 해봐라, 상담을 받아봐라 등 조언은 이미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거나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건 결코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조언보다는 현실적으로 줄 수 있는 도움이 낫다. 어제 친한 언니도 비슷한 조울증을 앓고 있어서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여러 기분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남을 위로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때론 말을 건네는 것보다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떻게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겠는가.
어쨌든 침투적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기분을 회복하는 몇 가지 방법을 찾고 있으니... 슬퍼도 실천할 것. 2분기에는 갑자기 울거나 심장이 멎는 날들이 조금은 줄었으면 좋겠다.
-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우리는 모두 상처 받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짊어지고 껴안고 공생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살아가는 내내 말이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허지웅의 문장에 공감한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그저 이걸 다 짊어질 뿐이다. 그러고 어떻게든 버텨내는 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모두가 자기 인생이 제일 힘든 법이다.
<칼럼>
- 칼럼 254편 작성 (1월 초부터 시작-이번 주까지의 대략 3개월 동안의 개수)
<책>
- 읽은 책 22권
<서평 및 글쓰기>
- 서평 21편
- 리뷰 1개
- 치유 글쓰기 2편
<운동>
- 주 6회 달리기 (월-토)
- 아침 6시 30분 기상 (월-토)
1. 칼럼 작성 업무
Objective 생산성 향상과 퀄리티 더욱 높이기
KR1. 개수 늘리고 시간 줄이기 (구체적인 수치는 내 마음속에)
KR2. 캐시카우 같은 콘텐츠 카테고리 2개 더 확장
KR3. 메시지 비율을 더 높이기 (30 -> 40%)
2. 독서 및 글쓰기
Objective 큐블리케이션 도서 및 자기 계발서/심리학 책 읽기를 업무로 연결시키자
KR1. 큐블리케이션 도서 읽고 서평 쓰기
KR2. 칼럼에 도움될 만한 책 의식적으로 한 달에 2권씩 읽기
3. 몸
Objective 아침 운동 주 6회 및 6시 30분 기상
KR1. 월-토 아침 6시 30분 기상
KR2. 월-토 아침 운동 나가기
KR3. 읽은 책은 짧게라도 브런치 글로 서평 남기기
모든 사람들에겐 인생이란 결국 난타전이야.
네가 얼마나 센 펀치를 날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맞으면서도 나아갈 수 있느냐지.
그게 인생이야.
영화 <록키>
2020년 첫 3달은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기였다. 일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가시적 결과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달리기도 습관을 들이고 있다. 정서적으로는 가족 관계가 끊어진 것에 대한 고통은 물리적 폭력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어쨌든 힘든 와중에서도 노력을 놓지 않았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이 고통이 끝나면 다른 고통이 또 온다. 절망적이지만 사실이기에 받아들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냅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순간순간을 버텨내는 것뿐이다. 결국 끝까지 버티다 보면 링 위에서 오로지 나의 두 발로 끝까지 지탱하고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는 승패가 어찌 되었든 세상은 우리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결국 버텨내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모두 2020년 맞이하는 2분기를 잘 버텨내길,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