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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스타 Jul 31. 2021

마음을 단련하는 '마인드 피트니스'

트라우마, 정신적 스트레스, PTSD 등은 알게 모르게 우리를 잠식한다. 그 결과로 무기력증, 불안, 우울, 공황 등 정신 질환이 동반된다. 어떤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졌고 더 이상의 우울, 불안, 무기력은 없어!라고 생각하다가도 몸이 기억하는 트라우마는 불현듯이 불쑥 찾아오곤 한다. 



먼 얘기도 아니다. 지금의 나는 다시 불안, 공황, 무기력증 그리고 불면증과 편두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정말 신기한 게 작년 이맘때쯤 (한창 더워졌을 시기였던 여름 초입) 한동안 먹지 않던 수면제를 다시 타러 정신과에 방문했다. 내과 처방 약물로는 몸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심해진 우울과 공황 그리고 불면증과 편두통 약을 다시 먹고 있다. 편두통이 한 동안 생겼다가 사라졌지만 또다시 불쑥 튀어나왔다. 약을 벌써 3-4번은 바꾼 것 같은데 크게 나아지는 건 없고 약 기운 때문에 하루 종일 몽롱하게 지낸다. 머리 아픈 걸 버티는지 몽롱한 걸 감내해내던지 둘 중에 하나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이런 패턴은 나에게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괜찮아지다가도 또다시 무너지고 약을 먹고 아무런 의욕도 없는 상태에서 지내다가 조금씩 나아지고 모든 걸 극복했다고 생각할 찰나에 또다시 우울과 공황 그리고 불안이 침투해 온다. 벌써 몇 년 쨰 이러니 이제는 손 쓸 방법이 없다. 그런 시행착오 중에서 나름의 '고통 다스리기 기술'을 찾았는데, 그건 운동이었다. 매일 운동하고 땀을 흘리고 그러면서 몸에서 나오는 좋은 호르몬의 혜택을 누리면서 하루하루 별 탈 없이 지냈다. 그것도 지금 편두통이 심해지니 예전만큼 운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혹시 정신 질환 때문에 고생한다면 몸은 물론 마음을 다스리는 피티니스를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최악을 극복하는 힘>에서는 정-말 광범위하고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식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장기적 스트레스, PTSD, 트라우마 치료 과정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 조언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신체를 단련하는 피트니스를 하는 것처럼 마인드 피트니스 또한 꾸준히 연습하면 유익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그동안 치료받으면서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께 조언받은 내용도 많이 담겨 있었고, 여러 책에서 읽었던 좋았던 부분도 빠짐없이 담겨 있었다. 두껍지만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권을 읽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알면 좋은 내용을 소개하자면, 교감 신경과 부교감신경 관련 정보가 있다. 몸이 너무 각성되고 긴장해 있다고 느꼈던 사람은 대부분 몸에서 교감 신경을 뿜어낼 때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는 교감 신경을 끄고 회복, 성작, 생신, 수선, 휴식을 준비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휴식에 도움 되는 여러 가지 활동이 있을 텐데 사람마다 자신의 방법을 조금씩 찾아가면 된다. 



내가 안정감을 느끼고 휴식을 취한다는 느낌과 감정을 자세히 관찰해 보자. 그리고 그 활동들을 바쁜 일상 중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나 주말에 꼭 배치해서 몸이 충분히 휴식할 시간을 주어 주자. 



투쟁과 도피 반응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크게 이 두 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스트레스가 단순히 내 마음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 스트레스의 원인과 우리 DNA에 박혀 있는 깊은 트라우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트레스를 왜 받고 왜 자꾸 번아웃에 빠지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권의 책으로 모든 걸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한 권의 책으로 방향성을 찾고 스스로 성찰할 수 있고 방법을 찾게 도와준다면 이 책은 그 값어치를 다 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나오는 여러 사례에 이입이 되고 나의 상처, 우울, 불안, 트라우마, 공황의 기억들이 떠올라서 감정적으로 읽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저자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고 여러 사례들의 사람들을 보면서 쉽게 눈으로만 지나칠 수 없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비교하지 않고 지금도 괜찮으니 조금 회복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는 건 어떨까. 작은 자기 연민을 나에게 베풀어주는 그런 시기가 되어서 모두 다시 웃으면서 '지금은' 괜찮아졌어라고 말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누구보다 내가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지독한 여름과 그 속에 매년 찾아오는 불안과 공황 그리고 우울은 도무지 견뎌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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