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안쓰럽게 생각하라
오랜만에 에세이가 읽고 싶었다. 무엇을 고를까 생각하다가, 최근에 인기 있는 에세이 집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읽고 있다.
'무례함'이라는 키워드가 다소 거칠게 느껴졌는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무례한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지 알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건 특정 다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 주위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니까.
직장 내에서의 무례함, 가족 사이에서의 무례함, 서비스 직업 직원에게 대하는 무례함. 알게 모르게 우리 도처에 무례함이 넘치고 있다.
아무래도 무례함이 가장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곳은 직장이 아닐까 싶다. 직급이라는 무기를 들고 말을 휘둘르기 때문에 언행은 점점 거칠어진다. 그렇게 꼭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직원에게 자존감 상처 주는 언행, 실수 혹은 잘못에 대한 얘기 보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질타하는 언행, 능력을 단정 짓는 말들. 녹음한 파일을 다시 들려주고 싶을 정도로 무례함이 범람하는 세상이다. 일이 힘든 것 보다는 사람이 너무 힘들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도 알것 같다.
직원들이 태도가 달라진다면 자존감에 상처 받은 경우가 많다.
'나를 이렇게 밖에 생각을 안하는 구나,
그러면, 딱 그정도만 일하면 되겠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직원들은 사기가 떨어지고, 더 많은 헌신을 하지 않는다. 왜? 열심히 해봤자 실수가 나타날 때마다 질타가 이어지니깐. 내가 열심히 한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깐. 직원들은 일을 하러 왔지 고문을 당하러 온 것은 아니니까.
'에너지 흡혈귀' 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에너지 흡혈귀란 상대의 착한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이나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인 방법으로 상대의 기를 빼앗고 분노하게 만드는 존재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요즘 신조어 중 하나인 '후려치기'가 있다. '물건 값을 터무니없이 깎다'라는 본 뜻에서 파생된 이 말은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상대를 깎아내리려 하는 행동을 뜻한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이는 소통의 부재 혹은 일을 해온 환경 차이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사람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언행은 두 사람 사이의 소통 오류가 아닌, 권력으로 휘둘르는 언행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실수에 대해서만 얘기를 해야지, 꼭 자존감을 무너뜨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에게는 소통의 단어 조차 아깝게 느껴진다.
책에는 무례한 사람들의 에피소드와 거기에 붙여진 저자의 의견이 흥미롭다. 이럴 땐 어떻게 대하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나름 괜찮은 대처하는 태도를 알려준다.
가족이나 연인, 상사에게 자꾸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않은가? 상대가 당신을 지나치게 비난하고 염세적인 표현을 주로 하진 않는가? 그와 있었던 일을 남들에게 떳떳이 말하기가 어려워진다면, 그와 있을 때마다 깊은 우물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을 받는다면 우선 도망처라.
그는 당신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조종하려 하고 있다. 당장 떠나는 것이 어렵다면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가 하는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대의 말보다 나의 직관과 감정을 믿어야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저 사람을 만나기 전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다르지? 저 사람 곁에서 나는 더 나빠진 걸까, 더 좋아진 걸까?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무례한 사람에게 상처 받지 않는 법은 여러 방법이 있을 테지만,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봤다.
1. 자신을 지키는게 더 중요하다.
<무례함에 대한 대책> hbr 아티클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거기서 재미있는 해결책들을 많이 제시해 줬다.
그 첫 번째가 '잘해낸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다. 오히려 맞서는 것보다 자신의 활기를 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2. 부딪히는 것보다 안쓰럽게 생각하라.
무례한 사람과 부딪히는 건 정말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느낀다. 애초부터 감정적인 말을 던지려 준비돈 상태에서 말을 걸거나 전화가 걸려오면 피할 길은 없다. 안쓰럽게 생각하고, 그려려니 생각하자.
3.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이런 사람은 나만 힘든게 아니다. 모두가 힘들어 한다. 그러니, 그가 신임을 잃어가는 중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오히려 잘 해내려는 사람들과 협력하며 시너지를 내는 편이 훨씬 낫다.
오랜 만에 재미있는 에세이를 읽고 있어서 짧게 독후감을 남겨본다. 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례함도 함께 넘쳐난다. 영양가 있는 글을 더 많이 읽고, 소모적인 무례함은 흘려 보내자.
*무례함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아래 아티클을 참고해 보세요: )
http://www.hbrkorea.com/magazine/article/view/6_1/page/1/article_no/729
https://hbr.org/2016/04/an-antidote-to-inciv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