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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회 Sep 13. 2023

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식 추리 소설의 시작


이번 글에서 소개할 “방과 후”라는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으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함으로써 소설가로 전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데뷔작인 만큼 전형적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만약 누군가 자신에 대해서 살의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실제로 몇 차례 살해 시도가 있었다는 당사자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요?


세이카 여고의 수학 교사인 마에시마는 튀지 않고 학생들의 평가처럼 머신처럼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 차례 살해 위협을 받고, 그때부터 살의를 가진 범인을 찾고자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작가는 여럿 의심되는 정황과 인물이 처음부터 제시합니다.  

     마에시마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같이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다카하라 요코   

     합숙 훈련 시 미묘한 상황이 발생한 스기타 게이코   

     복잡한 남녀 관계를 알고 있는 아소 교코   

     평범한 결혼 생활, 둘 사이에 찾아온 아이를 중절한 계기로 심리적 거리가 생긴 아내 유미코   


마에시마는 자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한을 산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자신을 죽이고 싶은 사람과 동기를 모두 찾아야 하는 혼란을 겪습니다. 그 과정에서 두 건의 살인 사건이 학교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자신 주변에서 일어난 일과 연결 고리를 찾고 범인을 좁히는 추리를 하는 게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독자 스스로 범인과 동기를 찾게 만드는 과정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독자를 생각하게 만들고, 힌트를 주고, 사실 힌트인 듯하지만 함정을 파고, 향후 소설 전개를 위한 “떡 밥”을 던져두죠. 그리고, 그것들을 너무나 쉽게 던져두기 때문에 시시할 것 같은 결말,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은 예상치 못한 인물과 예상치 못한 동기가 기다리고 있었죠.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또 하나의 반전이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인 만큼, 그의 주 특기인 추리 소설인 만큼, 반전과 반전, 관점을 돌리는 그의 이야기 전개 방식은 매력적이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좋아하고,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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