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경험할 것은 많다
사람은 돈을 사용하는 패턴에 따라서 소유 중심인 사람과 경험 중심의 사람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서 돈을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소유보다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 돈을 쓰는 사람이 있다고 하죠. 뭐 그렇다 해도 양극단에 있는 사람은 드물고 스펙트럼 상에 사람들이 위치하겠죠. 그 상태에서 소유에 치우친 사람과 경험에 치우친 사람으로 나눠지듯이...
어릴 땐 여행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탈 이상으로 여행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나중에 여행을 갈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어릴 때보다 물질적으로 상대적으로 풍족해진 지금은
오히려 여행을 다닐 시간이 줄어들고, 앞으로도 그렇게 많은 곳을 경험해보지 못할 것이다라는 안타까운 체념도 하게 되었습니다.
현실에 쉽게 일탈하지 못하고, 경비보다 용기가 부족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경험 수집가의 여행"과 같은 책이나 여행 유튜브의 영상이 대리 만족을 주는 힐링 콘텐츠가 됩니다.
"경험 수집가의 여행"의 저자인 앤드류 솔로몬은 1988년부터 2015년까지의 7개 대륙 20여 개 국가를 여행하면서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사실 짧지 않은 시간의 기록이기 때문에 중국의 개방화 이전, 소련의 붕괴 이전의 현대사의 큰 변화 전후가 책에 담겨 있고, 단지 어딜 구경하고 즐긴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체류한 국가에 대한 특별한 경험과 생각을 담겨 있기 때문에 낯선 문화 소개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몇 년 전에 추천을 받고 나서, 미루고 미룬 책이었는데 읽고 나니 왜 추천했는지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낯선 곳으로 여행 가기 전, 여행 가는 중에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그리고, 여행이란 낯선 책을 만나는 독서와 같은 긴장하고 기대하게 하는 경험이란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오르게 합니다.
인생은 짧지만, 그보다 풍부한 삶을 위해서 용기 내어 여행을 다녀오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