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략 / 모듈화 전략의 정석
폭스바겐 그룹이 모듈러 툴킷 전략을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았듯이, Strategy 2030에서도
전반적으로 플랫폼 전략을 성장 전략의 핵심을 삼았습니다.
굳이 차이를 찾아보자면, 모듈러 툴킷 전략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플랫폼 전략의 확장판이라면, Strategy 2030은 메카트로닉스, 소프트웨어, 배터리와 충전,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나눠서 자동차의 미래 전략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메카트로닉스 섹션은 과거 모듈러 툴킷 전략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제품 자체의 플랫폼의 방향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차량 특성, 세그먼트 등에 따라서, MQB, MLB, MSB로 나눠진 플랫폼을 전기차 플랫폼인 볼륨 모델 대상의 MEB (Modular Electric Drive Kit)과 프리미엄 모델 대상의 PPE (Premium Platform Electric)으로 전환하고, 최종적으로는 SSP (Scalable Systems Platform)으로 통합하는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렇게 플랫폼을 통합하는 이유는 역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함입니다. 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플랫폼 당 적용 모델, 플랫폼 당 생산량입니다. 즉, 플랫폼을 통합할수록 복잡성을 줄이고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차세대 플랫폼인 SSP의 특징은 "all-electric, fully-digital and highly scalable mechatronics platform"이라는 모토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전기차 플랫폼이고, 자율주행 등의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화를 위한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율 주행차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폭스바겐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대부분의 모델을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아우디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2025년에 SSP 내의 모듈을 활용하고, 2026년 트리니트 프로젝트에서 생산량이 큰 세그먼트 모델에서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소프트웨어는 자율주행의 핵심으로 전 차종에 하나의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로 대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소프트웨어 자원뿐만 아니라, 외부 기술 기업인 CARIAD와 협업하여 E3 2.0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모든 세그먼트 모델에 적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하며, 표준 소프트웨어 스택이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주행차 (Level 4)을 위한 기술적인 토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10%의 소프트웨어 비중이 6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략은 중요 전략 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메카트로닉스 측면에 독립적으로 볼륨 모델 대상의 MEB을 위한 E3 1.1에서 프리미엄 모델 대상의 PPE, 포르셰, 아우디를 위한 E3 1.2, 최종적으로는 통합화된 SSP를 위한 E3 2.0으로 발전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배터리와 고속 충전은 전기차를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를 다루고 있습니다.
즉, 전기차 생태계를 위한 전략입니다. 그리고, 전기차에서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고는 배터리를 공통화하고, 표준화하여 역시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한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한 전략입니다.
모빌리티 솔루션은 제품으로서 자동차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모빌리티를 제공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고 폭스바겐 단독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ARGO AI 기술기업과 협업하여 자율주행 시스템, 자동차 통합, 선단 관리, 고객을 위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전략에 포함하고 있으며, 시범 사업을 하는 등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가 폭스바겐 그룹의 Strategy 2030의 내용이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부터입니다.
Strategy 2030에서는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메카트로닉스, 소프트웨어, 배터리와 충전, 모빌리티 솔루션 모두 하나의 모듈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제품 단일로 생각하면, 복잡하다고 볼 수도 있고, 단순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를 모빌리티로 확장해서 생각하면 복잡해집니다. 기존 제품으로서의 자동차를 기준을 두고 전략을 세우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Strategy 2030의 하나하나가 모빌리티 시스템 내에서 하나의 모듈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듈들이 모여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지만, 각각이 모듈로서 독립성을 갖습니다.
두 번째, 플랫폼의 통합과 모듈화의 확대입니다.
모듈로서 메카트로닉스, 소프트웨어, 배터리의 충전, 모빌리티 솔루션 모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 플랫폼의 통합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동시에 폭스바겐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모델을 대응하기 위해서 모듈화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내부 자원뿐만 아니라, 외부 자원을 활용합니다.
전통적인 제조 기업인 폭스바겐은 모든 영역을 잘할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배터리, 서비스 등 최대한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또는 파트너를 찾아서 협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폐쇄형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공개할 것으로 공개하고 협업할 것으로 협업하는 방식을 취하여 자신들의 생태계로 모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네 번째,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여 생태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자동차는 도구일 뿐이고, 메카트로닉스와 소프트웨어를 위한 제품 플랫폼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충전 플랫폼으로 고객을 위한 자동차 운행 편의성을 확대하고, 모빌리티 솔루션을 포함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전환을 꾀합니다.
모두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집니다.
플랫폼 전략과 모듈화 전략은 수익성을 높이는 목적만 갖는다는 편견을 깨고, 전사 성장전략으로
핵심으로 활용되는 좋은 사례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