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성장 그리고 나의 반성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힘들지만 가치 있다고 느끼는 점 중 하나는 바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입니다. 그 중에서도,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될 때, 일이 힘들더라도 마음가짐이 새로워지기도 합니다. 이번에 참여한 프로젝트도 그랬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다른 컨설팅 사와 협업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보통 손발을 맞춰본 적이 없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로 역할을 다해 결과를 낼 때만큼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드뭅니다.
전략 컨설턴트가 어떻게 일하고,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하는지 배우는 것도 큰 경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과업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 직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후배들을 이끌어 결과를 내는 일입니다. 그런데 뒤돌아보면, 제가 예전 프로젝트에서 후배들의 성장보다 출퇴근 시간을 챙기는 것에 더 집중했었던 것 같습니다. 야근을 하더라도,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정시 퇴근을 시켰고, 일도 그에 맞춰 배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후배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오히려 후배들의 성장을 방해한 일이었다고 반성합니다. 기계적으로 근무시간을 지키도록 했을 뿐, 그들의 잠재력을 믿지 않았고, 맡길 일도 최소화했던 것입니다.
근육의 성장이 기존 근육이 파괴되면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사람의 성장도 자신이 갇혀있는 틀을 깨야만 가능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좋은 상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고, 그들이 성장할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파트너 사에 속한 프로젝트 리더와 몇 명의 주니어 컨설턴트와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초기보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외부에서 보면 확연히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다고 느낄 때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상당히 성장했음을 저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성장은 독려와 때로는 강제적인 도전적 목표와 과제를 부여한 결과였으며, 기다리며 믿어준 리더의 역할이 클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과연 그런 역할을 제대로 했을까?” 라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능력을 믿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요즘처럼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중요한 시대에 밤낮 없이 일하는 컨설턴트의 모습은 구식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풍토와 관계없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컨설턴트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무시하는 것은 결국 컨설턴트로서 일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닐까요?
프로젝트가 끝나갈 즈음, 이 모든 고민들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후배들의 성장과 나의 역할을 어떻게 더 잘 이끌어줄 수 있을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계속됩니다.
컨설팅 업무는 불안정하고 힘든 직업이지만, 그 속에서 성장과 자기 반성을 통해 더 나은 컨설턴트, 더 나은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이자 가치입니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제 리더로서의 책임이 아닐까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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