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성취 사이, 끝없이 반복되는 삶의 주기
컨설팅 프로젝트는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삶의 연속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과업 앞에 몸과 마음은 편할 날이 없다.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홀가분하겠다'는 생각부터 '이것만 끝내면 이 짓도 그만둬야지'라는 극단적인 마음까지 먹게 된다. 일이 많아 퇴근을 못 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모든 작업이 끝난 텅 빈 사무실, 불 꺼진 모니터 앞에서도 다음 단계를 걱정하느라 선뜻 자리를 뜰 수 없다. 특히 프로젝트 리더를 맡으면 불안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일이 많거나, 일이 어렵거나, 시간이 짧거나, 사람이 부족하거나, 고객이 까다롭거나, 팀원들의 역량이 부족해서 홀로 야근하며 모든 것을 떠안아야 할 때 등... 이슈는 언제나 일상화되어 있고, 프로젝트는 항상 어려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지랄 같은 프로젝트도 끝은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드디어 프로젝트 롤 오프를 앞두고 한 주간의 달콤한 휴식이 주어집니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나고, 늦잠을 실컷 잔다. 비로소 인간적인 삶으로 돌아온 듯하다. 사표를 품고 살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좋게 마무리된 프로젝트 덕분에 마음도 편안해지고 한결 너그러워진다.
하지만 이런 평화도 잠시, 한두 주가 지나면 후속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왜 일이 없지? 일을 해야 당당하게 월급을 받지'라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한 달쯤 지나면 놀고먹는다는 자괴감에 마음은 더없이 불편해진다. 이쯤 되면 '어떤 프로젝트든 좋으니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라며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싶어진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결정되면, 또다시 새로운 걱정이 시작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일, 이주가 걸리고, 그 이후에는 다시 프로젝트로 인한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컨설턴트의 삶은 이렇듯 끝없는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이겨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챗바퀴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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