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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불안과 성취 사이, 끝없이 반복되는 삶의 주기

by 심야서점

컨설턴트의 챗바퀴, 그래도 나는 달린다


컨설팅 프로젝트는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삶의 연속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과업 앞에 몸과 마음은 편할 날이 없다.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홀가분하겠다'는 생각부터 '이것만 끝내면 이 짓도 그만둬야지'라는 극단적인 마음까지 먹게 된다. 일이 많아 퇴근을 못 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모든 작업이 끝난 텅 빈 사무실, 불 꺼진 모니터 앞에서도 다음 단계를 걱정하느라 선뜻 자리를 뜰 수 없다. 특히 프로젝트 리더를 맡으면 불안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일이 많거나, 일이 어렵거나, 시간이 짧거나, 사람이 부족하거나, 고객이 까다롭거나, 팀원들의 역량이 부족해서 홀로 야근하며 모든 것을 떠안아야 할 때 등... 이슈는 언제나 일상화되어 있고, 프로젝트는 항상 어려울 준비가 되어 있다.


팽팽한 활시위가 풀리는 순간


그러나 아무리 지랄 같은 프로젝트도 끝은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드디어 프로젝트 롤 오프를 앞두고 한 주간의 달콤한 휴식이 주어집니다.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나고, 늦잠을 실컷 잔다. 비로소 인간적인 삶으로 돌아온 듯하다. 사표를 품고 살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좋게 마무리된 프로젝트 덕분에 마음도 편안해지고 한결 너그러워진다.


하지만 이런 평화도 잠시, 한두 주가 지나면 후속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왜 일이 없지? 일을 해야 당당하게 월급을 받지'라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한 달쯤 지나면 놀고먹는다는 자괴감에 마음은 더없이 불편해진다. 이쯤 되면 '어떤 프로젝트든 좋으니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라며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싶어진다.


컨설턴트의 딜레마, 불안의 굴레


새로운 프로젝트가 결정되면, 또다시 새로운 걱정이 시작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일, 이주가 걸리고, 그 이후에는 다시 프로젝트로 인한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컨설턴트의 삶은 이렇듯 끝없는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이겨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챗바퀴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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