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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또 다른 재미, 『침묵의 퍼레이드』

인간 유가와, 탐정 유가와

by 심야서점

기다리고 기다린 신작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 번역 신작 소식을 듣고, 오랜 기다림 끝에 바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한 편인 『침묵의 퍼레이드』로, 이전에 읽었던 『금단의 마술』과 같은 시리즈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기시감처럼 익숙한 이야기


읽는 동안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분명 처음 접하는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전개가 낯설지 않고, 이어질 사건들이 예상될 만큼 익숙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자주 접하다 보니 플롯이 익숙해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소설은 201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이미 2022년에 영화로 제작된 바 있었습니다. 제가 이미 영화를 본 상태였던 것이지요.


신선함은 덜했지만


결말을 미리 알고 있었던 탓에 책이 주는 신선한 긴장감은 다소 줄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은 여전히 빛을 발했습니다. 그의 소설은 한 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오기 힘든 힘을 지니고 있음을 다시 느꼈습니다.


줄거리와 사건의 흐름


『침묵의 퍼레이드』는 두 건의 여성 살인 사건에서 같은 용의자가 반복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는 상황으로 시작됩니다. 용의자 하스누마는 정황상 범인으로 지목될 만한 증거가 존재하지만, 자백을 거부하며 법의 허점을 이용해 자유를 얻습니다. 심지어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보상까지 받게 됩니다.


다시 마을로 돌아온 그는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들의 원망을 알면서도 대담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도발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밀실 속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이 소설의 본격적인 전개입니다.


유가와 교수의 인간적인 면모


이번 작품에도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와 형사 구사나기, 그리고 무스미가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유가와 교수는 친구인 구사나기의 아픔을 덜어주고자 진실을 파헤치며, 특유의 날카로운 추리력을 발휘합니다. 작품 속에는 다소 과학적인 지식이 포함되어 있지만, 『금단의 마술』처럼 과학 자체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유가와 교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더욱 도드라집니다.


작가가 아끼는 캐릭터


책을 덮고 난 뒤에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유가와 교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은지가 전해집니다. 그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인간적인 존재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듯합니다. 기다림 끝에 읽은 보람이 있었으며, 영화 역시 훌륭하니 함께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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