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인 L과 전화 통화를 했다. 얼마 전 안 좋은 일이 좀 있었다며 L이 내게 하소연 하듯 말했다.
"내 오늘 운전하다가 전봇대 박아가지고 앞 범퍼 긁은 거 아나?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차인데ㅠㅠ 오늘 또 우리 아버지가 일하다가 기계에 손 끼어가지고 다쳐서 병원도 가고 그랬다니까. 아 진짜 오늘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건지 모르겠네, 진짜."
얘기를 들은 나는 L에게 이렇게 말했다.
"재수가 없다니? 나는 니가 되게 재수가 좋은 거 같은데?"
L은 의아하다는 듯이 내게 "왜?"라고 되물었고 그런 L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니가 전봇대가 아니고 다른 차를 박거나 사람을 다치게 했으면 사건 처리하기가 더 힘들었을 텐데 그나마 전봇대 박은 게 다행이고, 그리고 기계에 손이 끼게 되면 최소 중상이고 심할 경우에는 절단이 되기도 하는데 아버지께서 그 정도 다치신 거면 하늘이 도운 거 같은데?"
내 얘기를 찬찬히 듣던 L이 웃으면서 말했다.
"듣고 보니 그렇네 ㅋㅋ"
세상에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따로 있지 않다. 같은 일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좋은 일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 상황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다. 결국 행복과 불행도 내가 결정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