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결산, 올해 내가 이룬 소소한 것들

by 기타치는 권작가

항상 12월 연말이 될 때마다 '벌써 이렇게 1년이 지났다고?' 하는 생각에 짧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젓곤 했다. 이번 연말도 마찬가지였다.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사실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지난 2022년을 되돌아보았다. 딱히 뭘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시간만 훌쩍 지나간 것만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는 않았다. 나름 소소하게 이룬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건강회복

2021년 5월에 코로나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발생하여 일상이 무너질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다. 바깥 활동을 하기도 힘들었고 카페에서 오랜 시간 여유를 즐기지도 못했다. 밥을 잘 먹지 못하는 날도 종종 있었고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 그렇게 1년을 넘게 앓다가 올해 6월경부터 몸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거의 완치가 된 상태이다.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며 오랜 시간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해서 건강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며 살았지만 이번에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프면서 건강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것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참으로 감사하다.



운동 시작, 생애 최고 몸무게 달성

올해는 생애 최고 몸무게를 달성한 매우 뜻깊은 해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나?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반대이다. 증량에 성공한 것이다. 백신 부작용으로 1년 넘게 몸이 아팠다가 어느 날 운동을 했더니 증상이 훨씬 나아지는 걸 느끼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 초반에는 증상이 더 악화되는 날도 있었지만 '1년 넘게 휴식을 취해도 안 낫는 거면 더 이상의 휴식은 필요없다, 운동만이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운동을 했고 그 결과 건강회복과 더불어 10kg 증량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어릴 때부터 몸이 말라 평생을 57, 58kg으로 살아왔는데 근력운동을 한 이후 처음으로 65kg을 찍었다. 몸이 아파 몸무게가 55kg까지 빠졌을 때 운동을 시작했으니 10kg을 증량한 셈이다. 20대 때 그렇게 운동을 해도 61, 62kg을 넘지 못하더니 이번에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달성하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 몸이 좋아지니 자신감이 생긴다. 옷을 입어도 좀 더 옷태가 난다. 예전에 입던 바지가 꽉 껴서 불편해 옷을 못 입게 되는,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경험이 내게는 매우 특별하다. 입던 바지가 하나씩 안 맞아질 때마다 묘한 희열을 느낀다. 드로즈 팬티 중에는 오래 입어서 허벅지 쪽이 약간 늘어나 버려야 하나 싶었던 게 이제는 새 속옷을 입은 것마냥 조금의 헐렁함도 없이 허벅지에 꽉 낀다. 그때마다 속으로 '크으~'하는 감탄을 한다. 지금껏 비쩍 말랐다는 말만 듣고 살아온 나로서는 매우 황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운동을 해야겠다. 우선 70kg을 달성하고 이후 80kg까지 찌워보고 싶다. 한 평생을 멸치로 살아왔다. 이제는 돼지로 살아보고 싶다.



제46회 영양사 시험 합격

지난 22년 12월 17일 토요일에 제46회 영양사 시험을 쳤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23년 1월 5일이지만 가답안으로 채점을 한 결과 합격점수보다 높은 점수로 합격을 했다. 이로서 생애 첫 면허증이 생겼다. 1년이 지나도록 자격증 하나 취득한 게 없으면 되게 아쉬운데 올해는 이렇게 영양사 면허증을 취득하게 돼서 그래도 뭐라도 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대학교 졸업

올해 정말 뿌듯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학교를 끝마쳤다는 점이다. 졸업은 내년 2월이지만 일단은 올해 드디어 4년간의 대학 생활이 끝이 났다. 처음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4년이 언제 갈려나 생각했는데 벌써 이렇게 4년이 지났다. 일과 병행하며 공부했지만 학교 특성상 출석을 몇 번 안 해서 크게 힘든 건 없었다. 과제를 그리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시험공부도 대충 했던 터라 재학 중에 그렇게 고생을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4년을 멈추지 않고 잘 마무리 했다는 점이 스스로에게 매우 대견함을 느낀다.



올해도 살았다

그래도 올해 가장 감사한 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영원할 것처럼 여기며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고 오늘 하루를 다 살아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유한한 삶을 무한하다고 착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얼마 전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대형 사고가 있었다. 그 사건을 보며 몇몇의 사람들은 말했다. 그들이 운이 없었던 거라고. 반면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운이 없어서 죽은 게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들이 운이 좋아서 살고 있는 거라고. 죽고 살고는 단지 일어난 일일 뿐이라는 한 스님의 말씀으로 보면 인간의 생사를 행운과 불행으로 논할 순 없지만 살아있는 것이 운이 좋다고 말한 누군가의 그 말은 되새겨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살아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할 때 죽지 않고 생활하는 지금의 일상에 조금은 감사한 마음이 들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참 감사하다. 올해도 죽지 않고 한 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당연한 것에 감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2년이 지나고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또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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