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는 칭찬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

by 기타치는 권작가

칭찬은 사람을 미소짓게 만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 칭찬만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다. 나 역시도 칭찬을 좋아한다. 타인에게 칭찬을 하기 위해 수시로 상대방의 장점을 찾아내려고 안테나를 세우곤 한다. 하지만 경계하는 칭찬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외모에 대한 칭찬이다. 그 이유는 예쁘다는 칭찬이 외모 지상주의를 더욱 부추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날때면 흔히 외모에 대한 칭찬을 자주 한다. 예뻐졌다고 말한다. 살이 빠졌다고 말한다. "동안이시네요."라는 말은 인사치레마냥 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멘트가 되었다. 나도 예전엔 상대방에게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하곤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모에 대한 칭찬이 미모가 뛰어난 사람에게는 우월감을,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외모에 대한 비난을 받는 경우는 잘 없다. 설령 외모에 대한 지적을 받더라도 기분이 상하거나 외모에 대한 자존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그친다. 하지만 예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외모가 훌륭하다는 칭찬을 받는 것을 목격할 때면 시기, 질투, 자존감 저하와 더불어 한 가지 생각이 더 추가된다. 나도 저렇게 예뻐져야만 한다는 강박이다. 타인을 보면서 나 역시도 예쁘고 날씬하고 동안의 외모를 지녀야만 대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티브이에서 44사이즈를 입는다거나 몸무게가 40Kg대라고 말하면서부터 55, 66사이즈를 입거나 50kg이 넘는 사람은 뚱뚱한 사람이라는 인식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40~50대의 나의임에도 불구하고 20~30대 못지않은 탄탄한 몸매와 동안의 미모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각종 미디어에 나오면서부터 많은 주부들이 자신도 그렇게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젊줌마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이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남자 키가 180cm는 돼야 한다는 말 때문에 키가 180cm 이하인 대한민국 남자들을 모조리 루저(Loser)로 만들어버렸다.


예뻐야만 대접받는다는 생각에 때문에 대한민국은 성형천국이 되었고 화장품으로 만든 가면을 쓴 채 인스타에 자신의 미모를 뽐내며 팔로워들에게 '좋아요'를 받으려 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예쁘고 멋있다는 칭찬을 넘어 외모를 찬양하는 언행으로 인해 생긴 결과라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면 좋다. 하지만 못한다고 해서 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칭찬하고, 못한다고 해서 욕을 한다면 분명 잘못된 것이다. 돈이 많으면 좋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은 대단하고 돈이 없는 사람은 천하다는 생각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렇듯 성적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우리 사회를 더욱 각박하게 만든 것처럼 외모지상주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외적인 것이 아닌 내적인 칭찬이 필요한 때

외모를 가꿀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쁘고 멋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 외모가 훌륭한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한 인간의 본성이다. 자신을 꾸미는 건 자기관리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적정 선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것도 찬성한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심코 내뱉는 말일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보자는 점이다.


외적인 것만이 중요시되는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 위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되듯 외모를 평가하는 것만큼이나 사람의 인성을 깊이 들여다 볼 줄 아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외적으로 보이는 것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 있어 외모도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 단시간에 인성을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좋은 뜻에서 한 외모 칭찬이 예쁜 사람과 못난 사람으로 양분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외모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러한 시선을 가질 때 타인과 비교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좀 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외모칭찬과 더불어 마음칭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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