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SNS 스타의 말에 쉽게 현혹되는 이유
며칠 전 허위 및 과장광고를 한 유명 유튜버와 SNS인플루언서 15명을 적발했다는 뉴스기사를 봤다. 그들은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 붓기가 빠지고 독소가 배출된다며 특정 제품을 소개했다. 차를 마시고 살이 빠졌다거나 얼굴이 V형이 됐다고 말하며 자신의 실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특정 식품을 섭취하여 정력이 강화됐다며 자신의 체험담을 얘기하기도 했으나 식약처 조사 결과 이 모든 게 업체에서 돈을 받고 만든 광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증을 위해 올린 사진은 보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광고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광고를 한 사람 중에는 유명 연예인도 포함되어 있어 대중은 더더욱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더라도 허위·과대광고나 체험기가 포함되어 있는 사진, 영상을 게시 또는 활용하여 광고할 경우 인플루언서·유튜버·블로거·광고대행사 등 누구든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뉴스 기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왜 SNS 스타들이 과대광고를 했느냐'보다는 '왜 국민들이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었는가'이다.
어떻게 보면 현혹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수도 있다. 유명 SNS스타들이 가진 힘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때문이다. 몸매가 좋은 사람이 하는 말대로 음식을 먹으면 살을 다 뺄 수 있을 것 같다. 피부가 매끈한 사람이 말하는 화장품만 바르면 하루 아침에 꿀피부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말하는 방식대로만 투자를 하면 단 번에 인생역전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처럼 힘을 가진 사람이 하는 말은 쉽게 믿음이 간다. 그들이 실제로 그러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했는지 아닌지 여부와 상관 없이 말이다. 의심이 들어도 순간일 뿐이다. 유명인들이 하는 말은 결코 쉽게 무시하지 못한다.
유명인들이 하는 말에 쉽게 현혹되는 이유
유명인들이 하는 말에 쉽게 현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인 견해를 조심스럽게 얘기하자면 그 이유는 기본과 원칙을 중요시하기보다는 획기적인 방법만을 쫓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 번에 살이 빠지는 방법은 없다. 며칠만 하면 근육질의 몸을 만들 수 있는 색다른 운동법도 없다. 몇 번 먹지도 않았는데 하루 아침에 건강을 되찾는 음식이나 명약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유명한 작가가 쓴 글쓰기 관련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 스타강사의 코치를 받았다고 해서 안 되던 영어가 갑자기 술술 나오는 것도 아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꾸준히 실천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진리를 무시해버리니 누군가가 효과를 봤다고 하는 말에 쉽게 귀를 열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노력과 시간을 들이기는 힘들고, 쉽게 변화하고 싶은 욕심은 많으니 기본을 건너뛴 채 특별한 방법만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본만 지키면 속을 일이 적다
10kg 이상 살을 뺀 친구가 있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이 살을 뺐냐고 내가 물었다. 친구의 대답은 간단했다.
"뭐 별 거 없었다. 그냥 적게 먹고 매일 운동장 걷고 그랬지."
이 친구뿐만 아니라 살을 지인들 대부분은 다 적게 먹고 운동하는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했다. 무작정 굶기, 원푸드 다이어트 등등 각종 다이어트 방법이 넘쳐나지만 살을 빼는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방법은 식습관 조절과 운동이었다. 몸매 좋은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특정 음식을 먹고 살을 뺀 거라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습관을 병행한 남모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물론 특별한 비법이라며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하는 사람들의 말이 다 거짓말이라는 뜻은 아니다. 분명 효과를 봤다는 사람의 말은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기본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색다른 방법도 기본과 원칙 위에 올려야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소비자가 똑똑해야 한다
나는 어딜가도 잘 속지 않는다. 누구나 다 자기 스스로는 잘 속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특히나 더 안 속는다. 이 세상에 한 번에 모든 걸 바꿔줄 마법은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 중 피부, 화장품에 대해서만큼은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피부가 안 좋아 그 분야에 대한 책을 읽으며 공부를 많이 했다.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됐고 피부와 화장품 산업이 퍼뜨린 거짓말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오버해서 말하면 웬만한 화장품 판매원이나 피부과 실장보다 더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이다.
내가 제대로 알고 있으니 남의 얘기에 휘둘리지 않는다. 한 번은 화장품을 사러 화장품 가게에 들렀는데 판매하는 사람이 마치 내 피부에 대해 다 안다는 듯이 혼자 5분 동안 설명을, 아니 떠들어댔다. 대부분이 틀린 내용이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나 스스로 이 화장품에는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함량은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알아서 화장품을 고르고 나왔다. 내가 피부와 화장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가 어디에 좋다고만 하면 우루루 몰려가는 특성이 있다. 그것이 좋다, 나쁘다고 말할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의심없이 무조건 맹신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명스타의 말에 쉽게 현혹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소비자가 똑똑해야 한다. 단편적인 부분만 보지 말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것까지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단 번에 몸매를 바꿔줄 방법은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세운다면, 어떤 일이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기본을 잘 실천한다면 앞으로는 귀가 얇아지는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