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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권작가 Dec 18. 2019

글을 쓰다보니 우울증이 사라졌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글을 쓰는 이유나 글을 씀으로써 얻는 효과는 사람들마다 다를 것이다. 정보공유나 홍보를 위해 쓰는 사람도 있고 책을 쓰기 위해 쓰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글을 쓰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공감과 소통을 통해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가슴 속에 응어리진 마음을 말할 데가 없어 글로 풀어내기도 하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치유할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도 비슷한 이유로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씀으로써 얻는 효과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아니 매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책을 쓰기 위해서다. 올해 4월에 첫 책을 출간했고 지금은 두 번째 책을 집필 중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책을 출간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쓸 수 있는 한 계속해서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는 나에게 연습장과 같은 공간이다. 운동도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듯 글도 꾸준히 써야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다.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과 같은 각종 글쓰기 플랫폼들은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스케치북이다. 언젠가 책으로 탄생하게 될 에피소드를 모아놓는 창고이기도 하다. 횟집 사장님이 다양한 물고기를 잡아뒀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고기를 꺼내 요리를 하는 것처럼 브런치 글은 횟집 물고기와 같은 나만의 글감 저장고이다.


또 다양한 공간에서 글을 씀으로써 글 쓰는 감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꾸준히 글을 쓰게 만드는 리듬감을 유지해주기도 한다. 작가란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글쓰기를 통해 우울증을 이겨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왔던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글쓰기에는 힘이 있다. 바로 치유의 힘이다. <새로운 나를 만나는 치유하는 글쓰기>의 저자 윤경희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과 우울증,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글을 씀으로써 우울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지만 글을 써서 치유가 된 것은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보통은 꽁꽁 숨겨놓았던 감정을 글로 풀어내고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토해내게 되고 내면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와 마주하면서 내 안에 있는 상처를 보듬게 되고 긍정적인 나로 바뀌게 된다. 대부분 이러한 경우가 많지만 나는 치유의 방법이 조금 다르다.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된 것이 아니다. 우울할 때 나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고 뭐라도 하게 만들어 우울할 틈이 없이 바쁘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주는 것, 글쓰기는 그런 방식으로 나를 치유해줬다.


어린 시절부터 우울증이 심했다. 자주 다투는 부모님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적으로 항상 불안했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하곤 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울함에 빠져 살 때가 많았다. 슬픈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났고 해가 지는 노을만 보면 외로움이 가슴 속을 후벼파고 들어왔다. 사람들과 즐겁고 놀다가도 헤어지고 집으로 갈 때면 왠지 모를 공허함이 몰려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기분전환을 하려해도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글을 쓰면서 조금씩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울적할수록 몸을 많이 움직이라고 한다. 생각이 많을 때면 차라리 일 속에 파묻혀 바쁘게 사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글쓰기는 내게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주말이 되어도 약속이 없다. 예전엔 다른 사람들은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노는데 나만 집에 혼자 갇혀 있는 것만 같은 생각에 우울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매일 글을 쓰다보니 때문에 우울할 틈이 없다. 딱히 이렇다 할 약속이 없어도 외롭지 않다. 매일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놀 시간이 없다. 하루가 모자라다.


어느덧 글쓰기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나를 외롭지 않고 만들어주었고 우울하지 않도록 뭔가를 자꾸만 하게 만들어주었다. 물론 매번 나에게 창작의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얄미운 친구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만한 친구가 없다. 글쓰기는 내게 그런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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