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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권작가 Feb 05. 2020

책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


제목 그대로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일본 스님이 쓴 책이다. 사실 해외물을 좋아하지 않아 영화도 한국영화만 보고 책도 한국 작가의 책만 읽는다. 하지만 이번 책은 내가 활동하고 있는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의도치 않게 읽게 되었는데 마음공부에 도움되는 책이라 꽤나 흥미로웠다.


책 목차


책을 고를 때는 목차만 봐도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책은 특히나 더 그랬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한 제목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었다. 목차를 보고 마음에 드는 내용부터 골라서 읽으면 되겠다. 그 부분만 읽고 덮어도 된다. 책을 꼭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하나의 메시지만 잘 건져내도 충분하다.  


여러 목차 중 나의 이목을 끌었던 목차는 바로 2장 2꼭지인 '지나친 긍정도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지나친 긍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느껴왔기 때문이다.




모든 고민들은 바로 '마음의 반응에서 비롯됩니다.


모든 고민은 마음의 반응에서 비롯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문장이 특히 와 닿았던 이유는 나 역시도 이전부터 그렇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내거나 욕을 하면 나도 덩달아 화가 난다. 하지만 지나가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나를 보고 놀리거나 욕을 할 때는 화가 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에게 욕을 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은데 어른이 말하면 기분이 나쁘고 아이가 말하면 아무렇지 않다. 이유는? 어른의 말에는 반응하지만 아이의 말에는 내가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반응하지 않는 것'을 나는 이러한 나의 경험을 통해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했는데 얼추 맥락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괴로움이 생기는 것은
주변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옳다고 하는 선입견이 원인입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문제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욕심'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옳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서로 싸우거나 다투는 이유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같은 업무를 두고 마찰이 생기는 이유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기 않기 때문이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의 일어나는 다툼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며 상대방을 비방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종교 분쟁이 발발하는 이유 역시 자신의 종교가 옳다는 데서 기인한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고 공감할 때 타인과의 마찰도 줄어들고 괴로움도 적어질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내가 맞다고 생각해도 한 번쯤은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틀릴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 



'앗, 판단했다.'라고 알아차리기


이 책에서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내용은 판단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이었다.


사람들은 내 마음, 내 생각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다. 불같이 화를 내고 난 후에 "나도 모르게 그만.."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한 예이다.


지금 기분이 어떤지, 어떤 감정 상태에 빠져있는지 스스로 관찰하며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참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화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원인을 알아야 하듯 감정을 다루기 위해서는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판단을 전혀 안 할 수는 없다. 다만,


책에서는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판단하는 습관을 버리라고 말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라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예쁘다, 못났다, 착하다, 못됐다, 옷을 잘 입는다, 똑똑하다, 목소리가 좋다, 표정이 이렇다, 피부가 저렇다 등등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자동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때문에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완전히 판단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판단을 하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판단이 내 마음을 괴롭게 만든다면 그때는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알아차리고 판단을 멈추려 해도 안 된다면?

그냥 판단해버리자.

안 되는 걸 어쩌겠는가.

되는 건 되게 하고 안 되는 건 그냥 안 하면 되는 거지 뭐.

책에서 한두 가지만 배워서 실천하면 되는 거지, 완전히 책대로 하려고 하면 힘들어서 못한다.



나는 이렇게 실천 중이다


읽은 것을 내 삶에 이렇게 적용하고 있다. 마음 속으로 저 사람은 이렇다 저렇다 하고 판단이 될 때 속으로 이렇게 되뇐다.

'내가 지금 또 판단하고 있구나.'


그 다음은 이 판단이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고 만약 부정적인 판단이라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판단이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구나. 판단하지 말아야지.'


타인의 말과 행동에도 반응하지 않으려 연습하고 있다. 무시하겠다거나 그러려니 하겠다는 것과는 다르다. 상대방이 화를 내도 그 화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 화에 휩싸여서 같이 화에 빠지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상대방이 뭐라고 해도 '그래, 너는 그렇게 말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내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한다.


말이 쉽지, 그게 되냐고? 나도 처음엔 그랬다.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연습해보니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어린 아이가 욕을 하는 것에는 쉽게 반응하지 않는 것을 떠올리면 타인에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행복도 불행도 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즐거워할지 괴로워할지는 순전히 나의 선택이고 나의 의지이다. 타인의 감정에 반응하지 않을 때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안의 부정적인 판단으로부터 벗어날 때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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