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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인 Jan 16. 2021

6년차 기자, 또 신입사원이 되다

중앙일보에서 JTBC로 인사이동 

올해부턴 JTBC기자가 됐다. 뉴스룸에 들어갈 뉴스를 만든다.


2021년 다시 '신입사원'이 됐습니다. 사내 인사이동으로 올해부터 중앙일보에서 JTBC로 옮겨 (두 회사는 같은 그룹에 속해있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올해로 6년차 기자지만 회사 이동은 벌써 세번째입니다. 2016년 매일경제에 입사한 뒤 2018년 중앙일보로 옮겼고 2021년은 방송기자가 됐습니다. 


중앙일보와 JTBC는 같은 그룹사(중앙그룹)라 이직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신입사원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평생 방송 기자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언론 환경에서 새로운 동료와 상사를 만났습니다. 사실상 신입사원이죠. 사내 인사 지원 때도 방송을 지망하진 않았습니다. 처음 JTBC에 가게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무척 당황했습니다. 전 기자를 하는 동안 글만 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법 오랜기간 외모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습니다. (지금은 급히 살을 빼고 있습니다)


세번째 신입사원 생활은 솔직히 설레기보단 피곤하고 부담스럽습니다. 갓 회사에 입사한 사회 초년생이라면 유명 방송사에 다닌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설레여야 할테죠. 전 '중고 신입사원'이라 그런지 그런 설레임은 약간이고, 부담감만 가득합니다. 회사 경험이 있는 독자분들은 아실테죠.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사원은 한동안 '을'이나 '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 정보도 부족할 뿐더러, 제가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비대칭 정보 상황에서 눈치를 살펴야하고, 그러면서 능력을 증명해보여야 합니다. 언론사엔 '술' 문화도 빠질 수 없죠. '신입 기자'는 술을 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똑같은 시험을 다시 보는 느낌이랄까요. 


인사이동 후 멈춰버린 중앙일보 기자페이지.

전 이런 경험을 2016년 매일경제에서 했고, 2018년 중앙일보에서 했습니다. 중앙일보에 입사한지 2년이 조금 넘으니 이제야 내 회사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낯선 곳에 떨어졌습니다. 기자가 된지는 만으로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런 작은 경험이 저를 계속 뒤돌아보게 만듭니다. 신문에선 작은 팀을 이끌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새로운 직군이면 달랐을까요. 신입사원이 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글은 이렇게 푸념하듯 쓰고 있지만 전 매일 '난 진짜 신입사원'이라 다짐하고 출근합니다. 저녁과 주말이 되면 여러 복잡한 생각이 몰려옵니다. 그럼에도 새 회사를 다닐 때마다 그랬듯 최선을 다하는 것 말곤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6개월, 혹은 1년 안에 다시 중앙일보로 돌아갈 수도, 혹은 방송이 적성에 잘 맞아 계속 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로선 방송 뉴스를 습득하는데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제가 지금까지 체득한, 새 회사에서 가장 빨리 적응하는 방법이니까요. 올해는 신문에서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방송 이야기를 브런치에 기록하는 것이 제 결심입니다. 이것 역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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