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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인 May 09. 2023

폭등 트라우마

#내집을찾고있습니다

ep.2) '바닥'이란 불안감이 만든 "그래 바로 이 집이야!"


"이미 바닥을 찍었으면 어떡하지."


문득 일을 하다 이런 불안감이 스쳤습니다. 올해 초 급매들이 쏟아지며 저가 거래가 곳곳에서 일어난 뒤 4월부터 집값이 다시 반등하는 추세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전세로 살던 집을 월세로 바꾸고 서둘러 움직이자고 했는데, 역시 이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그제 월세 계약을 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여실히 느낀점이 하나 있습니다. 부동산엔 정말 '심리'와 '뉴스'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저도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뉴스에 민감히 반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 뉴스는 스낵처럼, 부동산 뉴스는 살기 위해 본다고보면 될까요. '오른다'는 뉴스가 나오면 매도자는 바로 호가를 1억 올렸고, '내린다'는 뉴스가 나오면, 매수자들은 호가가 1억 내려가도 사지 않았습니다. 조금 덜 불안한 사람이 이기는 시장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주식처럼 가진 사람이 유리하겠네요.)


2030이 다시 집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지난 2월 연령대별 주택거래현황 조사에서 2030의 매입 비중은 31.96%에 달했다고 합니다. 2030 매수자 중엔 아무래도 '영끌'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축적된 자산이 많지 않을 테니까요.


전 이들이 지금 집을 사는 이유 중 하나가 '폭등 트라우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기간 집값이 폭등하기 직전인 18~19년엔 자산이 없었고, 지난 5년 동안 폭등을 경험하며 집을 구매할 최소한의 현금을 축적했고, 떨어진 집값이 다시 오를 추세를 보이자 불안감과 두려움에 영끌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또 바닥을 놓치면 너무 아쉽고 절망적이니까요.


지금은 바닥일까요, 아니면 바닥을 찍고 이제 막 올라가는 추세일까요, 아니면 일시적 반등일 뿐 또 한번의 바닥이 있을까요. 그 누구도 확신할 순 없습니다. 다만 불안감이 클수록, 조급해질수록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많은 공인중개사 사장님이 추천한 급급매 매물은 2~3주가 지나도 여전히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와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셔도 되지 않을까요.










Thanks to UnsplashRedd F (background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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