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문제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괜히 처량한 기분이 든다.
뉴스에는 주식이 올랐다고 하고,
부동산도 들썩인다고 했다.
나는 없다.
오른다는 부동산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가진 주식은 하필 떨어지는 것들이다.
별생각 없이 커피 머신을 켰다.
우유 거품을 입힌 라테 한 잔을 만들었다.
손에 닿는 온기가 조금 위로가 되는 날.
앉은 김에 계좌를 열어봤다.
익숙한 마이너스.
색깔도, 숫자도 그대로였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방향이 틀린 걸까.
아니면 시기가 어긋난 걸까.’
언니는 여전히 "존버가 답이야"라고 말한다.
그 말이 싫진 않지만, 와닿지도 않았다.
딱히 특별한 일도 없던 하루지만,
라테 한 잔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적어도 오늘은,
나를 위해 만든 무언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