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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pi Feb 26. 2022

세대전쟁 in 스웨덴

4-1 Blekinge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생각한다?

첫 라운드는 북유럽과 다르지만 또 같은 스웨덴의 활용을 제시한 Team Småland(어휴 å 찾기 힘들어 이후로는 'TS'라고 하렵니다)에게 돌아갔다.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를 아우르는 실질적인 접근이 좋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TS는 다음 목적지인 블레킹에(Blekinge)의 주도 칼스크로나(Karlskrona)에 도착해 고민이 생겼다. 블레킹에는 스코네보다 훨씬 작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스웨덴 유일의 해군기지와 본부 소재지로 알려진 칼스크로나 말고 테마로 잡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빨간 것이 블레킹예(Blekinge) 주(출처: 위키피디아)

블레킹에는 스웨덴의 21개 주 중 가장 작은 면적에(2,941 km2-국토의 0.65%) 15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온화한 기후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군도가 자리 잡고 있어 우리나라의 다도해와 견줄만해 하계 휴양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그럼 뭐합니까. 여긴 별로 내세울게..."

"저쪽 젊은 애들 팀은 이번 목적지가 회사 운영진이 있는 셀레프테오(Skellefteå)를 찾아간대요. 이거 비교가 안되는데... 이번은 그냥 포기하고 넘어가는 게 어떨까요."


"안 그래도 우리는 나이만 보더라도 저쪽 팀 하고 경쟁에서 불리한데 포기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 회사에서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우리가 저쪽팀에 비해 나은 거라면 산전수전 다 겪은 건데, 그래도 뭐하나 건질 게 있는지 좀 다녀봅시다. 지난번처럼 관광안내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좋은 자료를 구할 수도 있으니까."


한 팀장의 말에 팀원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칼스크로나를 돌아봐도 역시 '해군의 도시'답게 그거 말고는 없었다. 한나절 돌고 저녁에 모인 팀원들은 칼스크로나에 대한 자신들의 성과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블레킹에도 스코네처럼 1658년 Roskilde 화약 이전에는 덴마크 땅이었네요. 이곳 칼스크로나도 1599년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4세의 명에 따라 세워진 도시이고 스웨덴의 침입을 막기 위해 6m 높이의 성벽도 있었다고 합니다."


"스웨덴 땅이 된 이후인 1680년 왕명에 따라 칼스크로나에 해군기지가 세워졌는데, 당시 스웨덴의 국력은 거의 최절정기라고 할 만큼 광활한 영토를 차지해서 지금의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심지어는 독일 북부지역까지 이르렀지.

16-17세기 스웨덴의 영토 확장(출처: erikashistoryofsweden)

당시 유럽에는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함대의 크기가 현실정치(Realpolitik)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데, 발틱해의 중심에서 대규모 함대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가진 칼스크로나를 해군기지로 개발하기 시작한 거야.


칼스크로나는 해군기지 이외, 조선소, 요새, 교회, 지하 군사용 비밀 땅굴, 거주지는 물론 식량을 조달할 수 있도록 주변에 농작물을 공급할 수 있는 위성도시도 만들었지. 특히 이 340여 년 전인 1680년 만들어진 조선소는 지금도 군용이나 민간 선박을 제작하고 있는데, 한때 스웨덴에서 가장 큰 규모였대."


"오, 우리나라로 치면 1기 신도시인 분당이나 일산, 아니 조선소인 거제도 같은 곳이군요."


"당시로는 획기적인 이 해군 계획도시가 많은 유럽의 해군도시 건설에 모델이 되었다는구만. 유네스코도 칼스크로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해군도시란 점을 인정해 199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지."

1790년대 칼스크로나. 현재 모습(아래)과 별반 없이 잘 보존된 계획도시다(출처: 칼스크로나 소개 자료).


한참 흥이 나던 설명은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그걸로 발표 삼기엔... 우리가 지난번 스코네를 너무 많이 해버렸어요."

"그러게... 좀 뭔가 부족해."


그때, 여태까지 가만있던 배연정이 손을 들었다.

"이번엔 제가 발표하게 해 주세요. 뭘 좀 찾았거든요."

"뭐가?"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잖아요. 스웨덴 입장에선 남의 일 같지 않을 거 같아요."

"같은 유럽이라지만... 동유럽의 우크라이나가 북유럽의 스웨덴 하고 무슨..."

"특히, 휴양지로 유명하다는 칼스크로나에서... 저기 손잡고 해변 걷는 애들 안 보여?"

"제가 러시아 전문가잖아요. 여기서도 러시아 냄새가 나네요."


배연정은 무슨 냄새를 맡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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