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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pi May 26. 2022

세대전쟁 in 스웨덴

8-1 스웨덴의 강원도, Västernorrland

* Västernorrland의 시골 풍경

작은  피요르드와 안식처ㄹㄹㄹㄹㄹㄹㅍVästernorrland

4번째 행선지 Västernorrland로 향하는 TS 팀의 차 안에는 적막감만 돌았다. 벌써 3연패다. 카카오 브런치 6-1부터 6-3까지 Jämtland 주에 관한 총 3편의 글에 좋아요 27점(평균 9점)을 얻었는데 그친 반면, TS 팀은

Kronoberg 주에서 IKEA에 관한 총 2편의 글에 좋아요 22점(평균 11점)을 얻었다.  향하는

Västernorrland 주(출처: 나무위키)

"우리가 글도 많이 올렸는데."

"양보다 질인 건가?"

"그나저나 이 놈의 북쪽은 숲이 끝이 없네."


Västernorrland는 '서북쪽의 땅'이란 뜻이다. 면적은 55,401km2에 인구는 26만 명 정도 된다.


"26만 명?"

"남한 면적의 절반이 넘는 땅인데, 서울시 성동구 정도의 인구가 사는 것이지. 사람이 잘 안 보일 수밖에 없어."


"수도인 스톡홀름에서도 차로 달려 5시간은 돼야 닿을 수 있는 동네고, 최근 배터리와 수소 철강으로 대변되는 스웨덴 정부의 북부 개발도 여기의 위쪽 지방에 국한되다 보니 개발은 더딘 곳이지."


"그래, Västernorrland는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강원도와 이미지가 비슷한 곳이야. 개발보다는 청정한 자연을 바탕으로, 그리고 'Höga Kusten'이라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도 유명하지. 스웨덴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 유산이 15개가 있는데, 자연 유산은 Höga Kusten 뿐이야."


"카카오스토리의 '마누라 속이기 in Sweden'의  season 2에서 본 적이 있어요."


"그래, 1년에 땅이 8mm씩 올라오고, Skuleberget이나 Slåttdalsskrevan 같은 명소도 멋지구먼요."

"여기서 멀지도 않은데 우리도 가보지 뭐."


https://brunch.co.kr/@taejinparky7oa/22  



"야~ 정말 좋은데요."

"이게 바다야 호수야?"

"노르웨이서나 볼 수 있는 피요르드 같은데?"


"여기 이 물은 바닷물이라는 점에서 노르웨이 피요르드와 같지. 다만, 노르웨이 쪽은 빙하가 침식되면서 생긴 U자형 계곡이라면, Höga Kusten은 지반이 융기하면서 생긴 지형이라는 차이점이 있어.


Höga Kusten이 영어로는 High Coast라는 뜻인데, 현재 여기 산마루들은 과거 해안가였는데 융기로 솟아올랐고 그 높이가 최고 295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안가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 자세한 건 '마누라 속이기'를 봐."  

Höga Kusten 전경(2021.6월)


"나무들도 엄청나구먼."


"해안가가 융기하면서 당시 퇴적된 생물들로 인해 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성된 것이지. 한국에서도 '베스테르노를란드(Västernorrland)'를 검색하면, 침엽수림으로 유명해 '나무의 바다, 숲의 지평선'이라고 나오기도 해."


"고즈넉한 환경, 울창한 숲, 작은 피요르드 같은 아름다움이 섞여 매년 Höga Kusten을 찾는 관광객 수는 급증하고 있다고 해. 스웨덴의 '강원도'니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79069&cid=42526&categoryId=62856

Höga Kusten 내 위치한 Skuleskogen 국립공원의 숲(2021.6월)


"여기 오니까 쉬고 싶다."

"세 번 연달아 지니 의욕도.."

"말 나온 김에 여기서 좀 숲의 정기도 받아가지 뭐."


TK 팀은 Höga Kusten을 돌아본 뒤,  Skuleberget 아래 위치한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야... 근데 캠핑장은 좀 소박하네."

"한 몇십 년은 된 거 같은데..."

"이런 좋은 자연에 둘러싸여 감수는 하겠다만..."


스웨덴의 숙소들은 사실 가성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어딜 가도 깨끗하고 편리한 리조트가 있는 한국과 달리 스웨덴의 숙소들은 높은 가격에 비해 6~70년대 지어진 것 같은 오래되고 낡은 숙소들이 많고, 특히 캠핑장은 많지만 시설이 낡은 편이다. 그래서 여름휴가철에는 여기저기 캠핑카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Höga Kusten의 한 캠핑장.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나쁘게 말하면 낡았다.


"그 참... 이런 좋은 환경에 멋진 리조트가 있으면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올 텐데..."

"그런데 그게 스웨덴 사람들의 특성과 연결되는 건지도 몰라."

"무슨 특성?"


"스웨덴 사람들은 대부분 쉽게 흥분하지도 않고 이성적이고 질서를 잘 지키며 외국인들에게도 친절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사귀고 친해지기는 어렵다는 말들이 많아. 특히 외국인에게는. 유튜브에서도 스웨덴인과 가까운 관계에 이르기 쉽지 않다는 유튜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


"맞아. 나도 전에 그에 관해 BBC에서 제작한 짤막한 영상을 본 적 있어. 스웨덴 사람들은 small talk 조차 잘 통하지 않고, 심지어는 스웨덴 인들끼리도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지. 이유는 과거부터 넓은 영토에 너무 적은 사람들이 살아온 나라다 보니 가족이나 아주 친밀한 이웃 또는 친구가 아닌 이상 외부인들과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이고, 외국으로부터 이민도 1950~60년대 받아들이기 시작해서 그렇다는 말도 있어."  


"그래, 그래서 비유를 하는데 미국이 복숭아 같은 사회라면 스웨덴은 코코넛 같은 사회라고도 한대."

"그게 뭐지?"


"미국 사회는 복숭아 껍질과 속살처럼 처음에는 접근하기 쉽지만, 내부는 씨앗처럼 단단해 진입이 어렵다는 거지. 반면 스웨덴은 코코넛 껍질처럼 처음에 그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지만,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부드럽고 편안한 사이가 된다고 하지."


"그래, 근데 그 코코넛 껍질을 뚫는데 10년 이상이 걸릴지도 모른대 ㅎㅎㅎ"

"맞아, 드릴 없으면.."


https://youtu.be/_JrfZH3VZSI

How Sweden survives without small talk(2020.10.14.)


그때, 숙소를 한 바퀴 돌던 몽진이 돌아왔다.


"뭐하고 왔어?"

"아 주변 좀 돌아보는데, 개가 이뻐서... 개 주인하고 좀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그래? 스웨덴 사람들은 친하기 어렵다는데 어떻게... 역시 교민 출신이라 다르군."


"아~ 스웨덴 사람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내 경험상 가장 좋은 small talk는 날씨나 음식 얘기보단 반려견과 같이 동물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긴 해요."


"그래? 근데 그러다가 한국에서처럼 물리면 어떡하려고 해?"


"아... 스웨덴은 반려견을 거의 사람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사고 나는 경우는 적어요."


"맞아, 우리도 스웨덴 입국한 지 몇 주 됐는데, 개를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에도 태우고, 식당에도 데리고 들어오더라고. 그런데 그런 실내 장소에서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사람에게 짖거나 공격적인 개들은 거의 못 본 거 같아."


"스웨덴의 반려견들은 분양에서 교육 등 모든 분야를 철저하게 관리하거든요. 개들도 교육받아 그래요."


"그래. 좀 개들이 양순한 거 같더라. 길가다 처음 보고 쓰다듬어줘도 얌전히 있고..."   

Skuleskogen 국립공원 등반 도중 만난 개. 너무 순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날 밤. 저녁에 모인 TS 팀은 어떻게 하면 4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토론했다.


"근데 오늘 우리가 경험한 것이 뭐지?"


"어... 휴식을 불러일으키는 Höga Kusten의 멋진 환경, 다만 아쉬운 리조트 시설, 스웨덴 사람들의 쉽게 친해지기 쉽지 않은 성격들과 그 해결 수단 중 하나인 반려견들? 또 뭐가 있나."


"그걸로 좋은 발표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몽진의 말에 팀원들은 모두 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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