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함, 장미의 가시 (feat. 어린 왕자)

- 모든 선량함에는 가시가 있어야 한다.

by 실루엣

누군가에게 자비심을 내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누군가에게 너그러워지는 것.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


이는 모두 '나'의 상대를 향한 마음과 행동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전제가 따라붙는다.

'내'가 있어야 한다



그 '나'가 무엇인가에 대한 심오한 논의는 일단 접어두고라도, 일단 '내'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래야 내 자리에서 상대에게 자비심을 품어 너그러워질 수도 있고, 상대방을 사랑할 수도 있다. 무언가를 포기하여 희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나의 자리'가 어디이며 상대는 어디 있는지, 내가 포기하는 '그 무언가'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동일시에 의한 '너와 나'가 구분 없이 섞여 있는 상태이거나, 상대가 나를 침범하거나 내가 상대를 침범해 있는 자아를 공유하는, 서로 독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진정한 자비심을 내거나 사랑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들은 어떤 자아를 정신적으로 공유하므로, 실제로는 상대방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하고 있는 것일 테이니 말이다.


자비심과 사랑의 가장 큰 특징은 '대가'를 강요하지 않고 베풀어진다는 데 있다. 그러기에는 '내가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것이 없더라도 기꺼이'라는 뜻이 숨어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나는 누구이며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내게 이득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가 확고해야 한다. 그래야 이 중 상대를 위해 무엇을 기꺼이 포기할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가능해진다.


내가 바라는 것과 내게 이득이 되는 것은 무엇이며,
그중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그렇게 '나'에 대한 성찰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자비심 또는 사랑, 누군가에게 너그러워짐 또는 희생, 그런 것들에 대해 진정으로 논할 수 있다.


그냥 나를 정확히 모른 채 무작정 내어주고 도와주고 너그러워지는 것은 그 뒤에 혹시 모를 '착한 사람' '선한 사람' '너그러운 사람' '성격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과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아니면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타인을 과도하게 '허용'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학대다. 온화하고 선량한 것도 좋지만, 필요하다면 자신을 위해 싸울 수 있는 무기인 "까칠함" 도 갖춰야 한다. 기억하자. 강해야 할 때는 강하게, 부드러워야 할 때는 부드럽게 변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책,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중에서>


그대의 선량함에는 반드시 '가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선량함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랄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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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의미 - 장미의 가시


어린 왕자는 화가 나서 이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수백만 년 전부터 꽃들은 가시를 만들어 왔어. 수백만 년 전부터 양은 바로 그 꽃들을 먹어 왔고. 그런데 왜 꽃들이 아무 소용도 없는 가시를 만드느라 그렇게 고생을 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 그래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양과 꽃들의 전쟁은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그 뚱뚱하고 시뻘건 어른의 덧셈보다 더 중요하고 진지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내 별을 떠나선 어디를 가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세상에 단 한 송이밖에 없는 꽃을 생각해 봐. 어느 날 아침 조그만 양이 멋도 모르고 이렇게 단숨에 없애 버릴지도 모르는 그 꽃을 내가 사랑한다고 해봐.

그런데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수백만 또 수백만이 넘는 별들 속에 그런 종류로는 단 한 송이밖에 없는 꽃을 누군가가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별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할 거야. <저 하늘 어딘가에 내 꽃이 있겠지...> 이렇게 혼자 말하겠지.


그런데 양이 그 꽃을 먹어 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그에겐 그 모든 별들이 갑자기 꺼져 버리는 것 같을 거야!



그래도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그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어둠이 깔려 있었다. 나는 내 연장들을 던져두었다. 나는 망치도 나사도 목마름도 죽음도 안중에 없었다. 어떤 별, 어떤 행성 위에, 나의 별인 이 지구 위에, 내가 달래 주어야 할 어린 왕자가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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