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슬픔의 상관관계
초등학생 1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가 놀이터에서 뭔가 마음에 안 들자, 엄마한테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엄마를 한 대 친다. 아이를 달래던 엄마는 날카롭게 소리친다.
왜 화를 내고 그래? 어딜 엄마를 때려? 엄마한테 그렇게 화내고 때리면 돼 안돼? 안되지? 근데 왜 그래?
맞는 말인데...
물끄러미 그 실랑이를 보면서 , 그 아이는 앞으로 엄마를 때리다=화내다 공식을 만들겠다 싶었다. 그래서 때리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엄마에게 나는 화를 애써 참으려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되는 것이 그럴수록 화가 더 날텐데..
상담실에서 가장 주의깊게 처음으로 작업하는 것이, 감정 자세히 들여다보기와 그 감정을 내 것이라 인정하는 것이다. 보통은 감정이 왜곡되어 있어 진짜 감정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다. 실은 두려웠는데 화가 났다고 하거나, 슬펐는데 짜증났다고 하거나, 화났는데 무기력하다고 하거나. 이렇게 본래 감정에서 벗어나 숨기는데 쓰이는 용도로 왜곡된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2차 감정" 이라고 한다.
그렇게 덮개 역할을 하는 2차 감정을 걷어내고 본래 날것의 감정인 1차 감정과 충분히 접촉할 때 치유와 성장이 일어나는데, 그 원래 감정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행동과 감정을 부적절하게 연결시키는 잘못된 인지와 공식 때문에 본래 감정인 1차 감정을 더 찾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덮개를 걷어내고 본래 감정인 1차 감정과 접촉할 때, 치유와 성장이 일어난다.
예를 들자면, 내 전화를 안 받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면서 혹시 '연인이 항상 내 옆에 꼭 붙어있지 않으면 내가 버려질까' 가슴 속 깊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그 감정을 화를 내는 것으로 표현한다. "왜 내 전화 안받아!"
옆에서 험하게 운전하는 차가 갑자기 끼어들어 '잔뜩 겁을 먹은' 사람이 창문을 내리고 목청껏 소리친다. "야! 운전 똑바로 못해?!"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뭐든 자기 뜻대로 못해서 '화가 난'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무기력해지는데' 다 씀으로써 그들을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하게 반항한다. 그래서 다른 데 쓸 힘이 없다.
이렇게 왜곡되는 감정 표현을 막기 위해, 우리는 날 것의 감정 그대로를 두려워말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통제해야 하는 건 말과 행동이다. 감정 자체는 우리를 해치거나 곤란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이나 말로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그 감정을 봐주고 단단히 그 자리에 묶어주어야 한다.
감정은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통제해야 하는 건 말과 행동이다.
부자연스러운 감정은 없다. 왜 그렇게 느끼게 되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내 자신에게 부드럽게 물어보면 된다. 보통 아무리 거칠고 무서운 감정 뒤에라도, 그 뒤에 숨은 욕구는 부드럽고 당연한 것인 경우가 많다.
차라리 그 아이에게 그렇게 얘기했더라면 어땠을까.
화가 났구나. 그래도 엄마를 때리는 행동은 안돼. 들어줄께 차근히 말로 얘기해봐.
엄마도 흥분해서 이게 잘 안될 경우엔 차라리 이게 낫지 않을까
화났다고 때리면 돼? 화난 걸 꼭 그렇게 표현해야해?
중요한 점은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래야 감정과 행동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우리가 통제하기 쉽다. 감정에 대해 물을 수 있고, 그 감정과 대화하여 문제가 되는 말이나 행동으로 '행동화' 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다. 그 공간이 없으면 '화가나서 때린다' '화가나서 부신다' 라는 감정과 행동을 동일하게 여기는 공식이 자리잡게 된다.
화 내도 된다. 다만 언제나 그 방식이 문제가 될 뿐.
이건 정말이지 너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나의 진짜 감정을 가리는 '덮개' 는 아닐지 생각해보는 것도.
왜곡되어 있는 거친 감정과 잘못된 행동화라는 덮개를 걷으면 뭐가 있을까. 진짜 감정을 찾아서 제대로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동영상.
https://youtu.be/qtcSa-lk7Vs?si=BJ1raPfguLjA-T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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