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by 실루엣


자살에 관한 수많은 이론 중, 언어로 가장 가깝게 부합하게 설명했다고 느껴지는 구절이 책을 읽다 눈에 들어왔다.


강한 고통체를 가진 사람들은 종종 더 이상 삶을 견딜 수 없고 드라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할 정도까지 내몰린다. 어떤 이는 이것을 솔직하고 단순하게 "불행한 것에 질렸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내가 지난날 그랬던 것처럼 더 이상 자신과 함께 살 수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내면의 평화가 최우선 사항이 된다. 극도의 감정적 고통이, 불행한 자신을 만드는 마음의 내용물과 정신적 감정적 구조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도록 떠미는 것이다. 그때 알게 된다. 자신의 불행한 이야기도 감정도 사실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아님을. <책,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나 자신과 같이 못살겠다' 라는 마음 자체를 자각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자각했더라도, 나 자신과 같이 못살겠다고 느끼는 '그'는 누구인가를 자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고통체와 함께 그냥 머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필사코 탈출하려는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유리벽을 뚫고 밖으로 나가려고 애쓰느라 머리를 부딪히고 엉망에 애가 타들어가는데 , 출구는 보이지 않고 영영 나갈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울부짖으며 말하던 내게 그녀는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었다.


무척 힘들고 답답하겠어요..
하지만 꼭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것일 수 있어요.


그때는 그녀가 참 태평한 소리를 한다 싶었다. 그 이야기를 이해하기까지는.


각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을 언어로 표현해준 구절을 만나 남겨본다. 자신의 불행한 이야기도, 부정적인 감정들도 실제로는 나 자신이 아님을. 그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목숨까지 버려야만 하는 것이 아님을. 무의식적 작용에 휘말리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면서 글을 남겨본다.


다른 어떤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너의 삶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누구인가' 하고...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마음속에서 떠다니는 다양한 사상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미아가 되는 대신 '순수한 있음'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책,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중


'나는 누구인가'는 믿음이 필요하지 않다. 심지어 깨달음조차 요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 당신 자신이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찾으려 하면 없어지고, 정체성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려할 때 찾을 수 있다는 궤변같아 보이던 말이 이제 조금 이해가 가려한다.


#나자신이에고를버리고싶을때일어나는일

#그것을내가알아차리지못할때일어나는일

#자살의무의식적과정

#정체성에관하여

#나는누구인가

#삶으로다시떠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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