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물론 맨날 논다는 건 아니지만..."
MBA와 파티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다.
모두들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MBA 과정을 밟는데,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서 학교를 왔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취업과 연관이 있는데, 주로 해외 기업에서는 친구나 동료의 추천을 받고 입사를 하는 "리퍼럴 시스템"이 굉장히 잘 발달해 있다. 내부인이 추천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 역시 팀에 필요하고 Fit이 잘 맞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말하는 인맥의 힘이 외국에서는 그 개인의 능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입학 후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에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아, 인시아드 학생들은 격한 네트워킹을 시작한다. 학교 동문들에게 연락해서 네트워킹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가 하면, 같이 공부하는 동급 친구들과 많이 교류하며 정보들을 얻어낸다. 그리고 이 모든 네트워킹을 가장 자연스럽고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아무래도 파티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학교가 시작하고 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파티들이 있다. 모든 학생들은 웰컴이고, 몇 주가 지나면 본인이 가고 싶어 하는 파티만 골라서 가게 된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파티가 마치 개츠비가 여는 그런 파티가 아니라 작은 홈파티부터 크게는 풀파티까지 말할 수 있다. 그 중 첫 사진은 인시아드 졸업식 화이트 파티. 몇일 연속으로 파티를 하는 졸업여행이지만 학생들은 하루가 아깝다며 더 열심히 노는 모습을 보여줬다.
INSEAD 파티는 캠퍼스 별로 다르다.
같은 학교지만 캠퍼스에 따라서 파티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다. 우선 프랑스 퐁텐블로 캠퍼스는 조용한 시골마을에 있다. 덕분에 큰 클럽도 없고 새벽까지 여는 술집 또한 없다. 그렇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우스 파티가 활성화가 되었다. 특히 학생들이 모여서 사는 샤또에서 주로 파티들이 이뤄지는데, 알고 봤더니 필자가 묵었던 Villa Foch 역시 굉장히 유명한 파티 하우스 중 하나였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살던 친구들은 조금 더 소규모로 하는 것을 좋아해서 우리는 날씨가 좋아지고 주로 바비큐 파티를 즐겼다.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상관할 것 없이 모두가 초대되고 그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어차피 이 도시에 사람이라고는 INSEAD 학생들밖에 없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과 고루고루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단점이라면 마찬가지로 INSEAD 학생들만 본다는 것이다. 허나 어차피 10개월 공부하는 거 이렇게 매일 만나며 친해지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싱가포르 캠퍼스는 전혀 다른 바이브를 가지고 있다.
필자는 반년을 프랑스에 있다가 싱가포르로 이동했는데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우선 싱가포르가 동남아 중심에 있는 덕분에 학생들은 휴양지를 밥 먹듯이 돌아다니는다.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푸껫,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등 주말만 되면 다들 여행을 다닌다는 것이다. 아니면 싱가포르 근처에 있는 개인 섬들을 빌려서 단체 파티를 하고, 그것도 아니라면 싱가포르 스카이 라운지나 루프탑 바에서 놀 수 있다. 전혀 다른 스케일이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반반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싱가포르 캠퍼스의 장점은 다양한 파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비해서 단점으로는 두루두루 친해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학교가 대도시에 있으니 학교가 끝나면 학생들은 쉽게 본인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같이 노는 그룹이 정해진 느낌이 있었는데, 다르게 보면 소수의 인원들과 깊이 친해질 수 있었다.
INSEAD 과정은 참 힘들다.
10개월 동안 기존 MBA 2년 과정의 80%를 공부해야 하고, 취직도 해야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네트워킹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있는 파티들 덕분에 힘든 과정도 좋은 추억으로 많이 남는 것 같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는 것 같다. MBA 과정은 생각보다 많이 재밌다. 고등학교, 대학교만큼이나 깊이 사람들을 사귈 수 있고 그 인연이 오래갈 수 있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성인이 돼서 이렇게 예전으로 돌아가 즐거운 생활을 또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파티만 할거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 MBA는 치열한 과정이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다만 바쁜 스케줄 사이에 시간을 내서 즐기는 게 MBA의 진짜 묘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노는 것만 이야기 했으니 다음에는 Core course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급 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