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을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의 회사로 만들자"
고객이 왕인 거 몰라?
우리들은 뉴스를 통해서 많은 '갑질' 사건들을 접한다. 어떠한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마치 본인들이 직원들을 구매한 것처럼 그들을 하대하고 무시하는 일들이다. 극단적으로는 백화점에서 직원들 무릎을 꿇게 하신 여사님들이 계셨고, 흔하게는 카페에서 막말을 하면서 주문하시는 분들도 볼 수 있다. 그나마 최근 이런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다뤄지면서, 개선되려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직원에게 친절하게 주문하는 분들에게는 반값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것 같다. 허나 오늘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고객은 왕이다"은 조금 다른 내용이다. 오늘은 지금의 아마존이 있기까지 가장 큰 원동력, 바로 "고객에 집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을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의 회사로 만들자"라고 말했다.
그 믿음은 창업 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고객 중심은 아마존 리더십 원칙 중 가장 중요한 원칙 Customer obsession으로 표현된다. 우리는 항상 고객들에게 집착해야 한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이 정말 그들을 위하는 것이 맞을까. 그들이 불만족하는 내용이 있다면 그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라는 끝없는 고민을 하는 회사가 바로 아마존이다. 물론 필자 역시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렇지 않은 회사가 어디 있어" 라며 넘어갔지만, 회사생활을 해보니 이건 다른 회사에서 볼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아마존은 고객을 위한, "고객에 미쳐있는" 회사이다.
회사들은 매출과 이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에 비해서, 아마존의 의사결정에는 금전적인 요소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되려 최상의 고객 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제프 베조스는 항상 말한다. 그 결과, 아마존 회의에서 가장 많이 의논되는 것이 "우리가 새로 출시할 제품이 고객에게는 어떤 가치를 주지?"와 "기존 고객이 받게 되는 영향은 무엇이 있지? 이게 정말 그들을 위한 일이 맞는가?"라는 말을 한다. 실제로 최근 필자 동료가 몇 달에 거쳐서 출시 준비를 한 제품이 타 부서에서 "이 것은 고객을 위한 제품이 아니야. 이 제품을 출시했을 때 고객들에게 부정적이 영향이 간다는 것을 생각하니 나는 이 제품 출시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할 수 없네"라는 말을 듣고 문제가 될 것 같다는 부분을 수정하여 출시했다. 언제든 고객을 위해서라면 수많은 금액을 투자한 프로젝트라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회사, 금전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한 사람의 고객 만족도를 위해서라면 그런 결정을 하는 회사이다. 구글이 "그건 너무 악마 같은 일이야!" 라며 프로젝트를 중지하는 것처럼 아마존은 "그건 고객을 위한 일이 아니야"라는 믿음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다.
아마존은 고객을 위해서 헌신한 사람들을 영웅처럼 대한다. 예를 들어 영국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고객 한 분이 결혼식 뒤풀이용 파티 드레스를 주문했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교체를 요구한 적이 있었다. 허나 그녀의 결혼식은 다음 날이었고, 영국 지방에 있는 그녀에게 제품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걱정이 산더미인 그 고객이 서비스 센터에 연락을 하자, 아마존 직원은 본인이 해결해주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고객을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본인의 차를 몰아서 약 6시간 이상을 운전해서 고객에게 드레스를 직접 전달하고, 좋은 결혼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을 전하고 근무지로 돌아왔다. 그녀의 매니저 역시 이 멋진 결정에 손을 들어줬고 그녀의 활약상은 사내 윗 선까지 올라가, 그녀의 스토리는 지금도 많은 아마조니안들에게 좋은 예로 공유되고 있다.
위 도표는 제프 베조스가 혼자 고민을 하다가 휴지에 작성한 내용이다. 이 도표는 지금의 아마존을 있게 만든, 가장 근본적인 성장 방식을 다루는 Flying wheel이다. 아마존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Flying wheel에 대한 요소들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끊임없는 제품 개발을 통해서 고객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다. 고객 경험이 좋아질 경우 (Customer experience) 더 많은 고객들이 사이트를 찾을 것이고 (Traffic), 수많은 고객이 사이트를 찾는다면 많은 수의 셀러들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팔고 싶게 될 것이다 (Seller). 많은 셀러들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팔게 되면, 고객들은 모든 제품을 아마존에서 살 수 있을 것이고 (Selection), 이는 더 높은 고객 만족도로 이어진다. 이 네 가지의 요인들이 서로를 유지하며 회사를 성장할 동안, 회사는 원가절감을 통해서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고민한다. 우리의 고객들이 아마존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Flying wheel을 더 빠른 속도로 돌게 한다. 그만큼 Flying wheel은 지금의 아마존이 있게 만들어준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이 전 글에서 PRFAQ라는 것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한 적 있다.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작성하는 이 서류는 막상 제품이 처음 출시되는 날, 신문에서 어떠한 글을 읽고 싶은지 적는 Press release와 읽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내용들을 적어놓은 Frequently asked question (FAQ)이다. 이 글의 시작 역시 "고객 집착"에서 시작된다. PR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이 제품을 처음 접해본 고객이 할 말이 무엇인가?"이다. 이 제품을 통해서 고객들은 어떠한 가치를 얻게 되는지를 글에 담아야 하는데, 고객을 위한 가치를 먼저 생각하고 그 후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반대로 일하는 방식, 그것을 우리는 Working backwards라고 한다. 물론 아마존도 이익을 내야 하는 회사이기에 매출도 보고 경쟁사의 움직임도 중요하게 관찰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은 결국 고객이다.
필자의 시크한 매니저는 아마존에서 Product manager들이 제품에 대한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세 가지라고 했다. 첫 번째는 고객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Data. 두 번째는 실제 고객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는 Anecdote (일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Product manager가 가지고 있는 Gut feeling (직감)이다. 아마존 Product manager는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서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이고, 내 제품의 고객은 누구인지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한 자리이다. 필자 역시 처음 입사 후 먼저 한 일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Senior leadership들에게 발표한 것이다. 고객들의 소리는 모든 직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설문조사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고려된다. 필자가 작성한 첫 번째 글인 이 설문조사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제품을 만들거나 관련 있는 모든 부서에게 공유가 되었고, 고객에 대한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공부를 할 수 있어서 고맙다는 메일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아마존에서 Product manager들이 무서워하는 게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로 제프 베조스가 보내는 "?" 메일이다. 그는 아직까지도 고객들이 불만 메일을 보낼 경우 그걸 직접 찾아 읽어보고 담당 관련자를 찾아 메일을 보낸다. 다른 내용 없이 제목에만 "?"를 붙이는데, 이 메일을 받은 부서는 약 2주 동안 비상이 된다. 비록 고객 한 명에게 온 불만사항이지만 그 원인에 대한 완벽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정리해서 제프 베조스에게 회신을 한다. 다행히 필자의 경우 아직 받아본 적이 없지만 (필자 매니저 역시 우리의 목표는 이 메일을 받지 않는 것이다 라고 했다), 이는 회사 차원에서 아니 회사의 리더의 차원에서 얼마큼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지 보여준다. 그의 메일을 받고 실제로 개선된 일들이 많기 때문에 직원들도 무서워 하기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회사가 조금 더 고객들에게 집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메커니즘이라고도 생각한다.
아마존의 제품들을 보면 우리가 왜 그 제품들을 개발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음성인식 장치인 아마존 에코 (알렉사)의 경우, 고객들이 더 편하게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고민 후에 나온 제품이다. 자주 구매하는 제품들이 있을 경우, 굳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알렉사에게 "물이 다 떨어졌네? 물 좀 주문해줘"라는 말로 손쉽게 제품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의 경우 아마존이 처음으로 판매했던 제품인 책을 조금 더 손쉽게 고객들이 읽어볼 수 없을까 라는 고민 끝에 개발을 시작한 기술이다. 현재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제품 역시 고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니즈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만든 제품으로, 제품에 대한 실적을 확인할 때 해당 서비스에 따른 구매 증가율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필요하는 니즈가 얼마나 충족이 되었는가만 바라보고 있다.
아마존은 매출로 인하여 이익이 생기면 그만큼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서 재투자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고객 경험의 중요성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아마존 의사회에서도 이러한 투자들에 대해서 크게 터치를 하지 않는다.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인 회사. 이렇게 우리는 내일도 고객을 왕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아마존에서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