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하는 선수들의 적 '슬개건염'
태권도 시범단과 격파 선수들이 선보이는 고난도 격파 동작은 화려한만큼이나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그중 높이 뛰어올라서 여러 개의 목표물을 격파하는 도약발차기는 짧은 시간 동안 강한 힘을 쓰며 한 발로 도약과 착지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발차기보다 무릎을 다치거나 통증이 생길 확률이 높다.
나도 대학생 시절 뛰어 540도 돌려차기(역턴)를 차다가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결국 수술까지 했다. 수술 후 한동안은 통증 없이 발차기를 찰 수 있었다. 하지만 부상기간 생긴 슬개건염이 재발했고 아직까지 통증으로 고생 중이다.
나와 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도약 발차기가 주특기인 선수들은 더욱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같은 처지인 내가 손수 도약 발차기 시 무릎 앞 통증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태권도 도약 발차기는 한 발로 뛰어올라서 격파물을 격파한 후 다시 한 발로 착지한다. 도약발차기를 잘 차기 위해서는 높은 체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수는 3스텝의 순간에 짧은 시간 강한 힘으로 발을 딛는다. 이때 한 발로 도약하고 불안정한 자세로 착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겪는다. 대체로 인대가 끊어지는 등 큰 부상은 착지 시 일어나며, 무릎 앞 쪽 통증은 도약과 착지 두 과정에서 모두 일어난다.
도약 발차기의 3스텝과 착지할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무릎이 버틸 수 있는 힘을 넘어가면 문제가 발생한다. 무릎 통증을 발생시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육-인대의 과부하
점프할 때 대퇴사두근(허벅지 앞 쪽 근육)에는 자기 체중의 최대 7-12배에 달하는 힘이 가해진다. 대퇴사두근은 갑자기 수축하며 슬개건을 잡아당긴다. 이때 슬개건에 무리가 간다. 또한 짧은 시간에 큰 힘을 사용하는 도약 발차기의 3스텝 과정에서 근육과 인대에 미세 손상이 발생한다. 만약 슬개건의 기능이 약해진 상태라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슬개건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면서 통증으로 이어진다.
2. 관절 각도 문제
3스텝을 밟는 순간 무릎이 25° 미만으로 너무 펴져있으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진다.
3. 근력 불균형
대퇴사두근(허벅지 앞 쪽 근육)과 햄스트링(허벅지 뒤 쪽 근육)의 힘 비율이 3:1 이상 차이가 생기면 슬개건 부하량이 27% 증가한다. 그리고 종아리 근육이 약해지면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져서 무릎에 가해지는 힘이 늘어난다.
4. 신체 반응 속도
뇌에서 근육으로 전해지는 명령이 늦어지면 근육이 제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근육 주변 인대에 스트레스가 집중된다.
슬개건은 무릎뼈를 연결하는 인대이다. 슬개건은 무릎에 힘을 전달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등 역할을 한다. 이러한 슬개건에 부하(충격)가 가해져서 염증이 생기는 것을 슬개건염이라고 한다. 슬개건염이 발생하면 무릎 앞 쪽에 찌릿한 통증이나 뻣뻣한 느낌을 받는다. 슬개건염은 주로 점프, 착지, 급가속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선수에게 흔히 관찰된다.
도약발차기를 찰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크게 만드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점프할 때 땅을 딛는 시간이 짧아지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증가한다.
2. 점프와 착지하는 순간에 고관절을 충분히 구부리지 못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40% 이상 증가한다.
3. 발목 유연성(배측굴곡: 발등이 정강이 쪽으로 구부려지는 상태)이 부족하면 슬개건에 가해지는 충격이 증가한다.
1-1. 신장성 수축 훈련
신장성 수축 훈련은 근육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힘을 발휘하는 운동이다. 신장성 수축 훈련은 힘줄의 강도를 높이고 관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킴으로 일반적인 근력 운동보다 부상 예방과 재활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점프와 착지가 많은 운동에서 무릎 보호에 효과적이다. 신장성 수축 훈련을 할 때는 무릎에 통증이 없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
신장성 수축 훈련의 예시- 경사대에서 한 발로 서서 천천히 내려가기, 벽에 붙어서 스쿼트 하기
1-2. 신경근 조절 훈련
신경근 조절 훈련은 몸의 반사 신경을 개선하는 운동이다. 신경근 조절 훈련은 몸의 균형과 자세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몸의 반사 신경이 높아지면 갑작스러운 동작 변화나 착지 시 몸을 안전하게 조절하여 부상 위험을 낮춘다.
신경근 조절 훈련의 예시- 발란스패드 위에서 한 발로 뛰어 중심 잡기
도약발차기 시 몸쓰임을 개선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1. 3스텝의 마지막 발의 방향을 바깥쪽으로 15°~45° 틀어서 밟는다.
2. 3스텝의 마지막 발을 밟을 때와 착지할 때 무릎의 각도를 충분히 구부린다.
3. 3스텝의 마지막 발을 밟고 도약할 때 상체의 각도를 5°정도 살짝 뒤로 기대어준다.
무릎 테이핑, 무릎 보호대 착용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감소시킨다. 특히 슬개골 하단에 테이핑을 하거나 슬개건 보호에 특화된 보호대를 착용하기를 추천한다.
부상 예방에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에는 워밍업으로 체온을 올리고 가동성 운동을 실시한다. 운동 후에는 전반적인 하체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뭉친 근육을 마사지로 푼다. 이때 느린 동작으로 근육을 충분히 늘려준다.
4-1. 대퇴사두근 스트레칭
- 서서 한 발을 뒤로 구부려 발뒤꿈치가 엉덩이에 닿도록 한다.
- 무릎이 다른 쪽 무릎 옆에 오도록 유지한다.
- 30초간 유지, 양 쪽 3회씩 반복한다.
4-2. 장경인대 스트레칭 ***경험상 장경인대 쪽 근육이 뭉쳐서 무릎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 다리를 펴고 앉아서 스트레칭할 다리를 접어서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다.
- 올린 다리의 반대 손으로 무릎을 잡고 가슴 쪽으로 당긴다.
- 고개와 상체를 당기는 무릎의 반대 편으로 돌린다.
- 30초간 유지, 양 쪽 3회씩 반복한다.
4-3. 햄스트링 스트레칭
- 앉은 자세에서 한 다리를 앞으로 펴고 발끝을 위로 당긴다.
-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허벅지 뒤쪽이 늘어나는 느낌이 나도록 한다.
- 30초간 유지, 양쪽 3회씩 반복한다.
이밖에 폼롤러와 마사지볼을 사용해서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동료와 서로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여기까지 태권도 도약발차기 시 무릎 앞 쪽 통증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알아보았다. 도약발차기를 찰 때 무릎을 충분히 구부리거나 3스텝의 마지막 발을 바깥쪽으로 돌리는 기술적인 방법도 있지만, 무엇보다 무릎 앞 쪽 통증 감소에는 운동 후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훈련 상황에서 마지막 운동과 스트레칭이 간과되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진다. 뼈와 연골, 인대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생기는 통증이 대체로 근육 문제인 경우가 많다. 현재 무릎 앞 쪽에 통증을 겪고 있다면 우선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며, 도약 발차기를 차는 선수들이 부상 없이 운동하기를 간절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