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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TK Jul 11. 2020

드라마(見): 산문집 같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Pick2 - 내가 널 좀 믿으니까 & 물어봐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즌 1이 끝났다.

재밌게 본 드라마여서 마지막 12편을 보는데 아쉬움이 가득했다.

매주 금요일 밤 10시는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이는 '슬의생' 타임이 되었다. 캐스팅도 좋았고 아직까지 음원차트를 꽉 잡고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노래들도 많지만 그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대사들이 많았다.

마치 한편 한편이 산문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냥 따뜻하고 예쁜 드라마였다고 하기엔

다 보고 나서도 제법 묵직한 여운이 남았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대사를 꼽아본다.


│Pick 1: 내가 널 좀 믿거든

7편에 나왔던 에피소드다.
첫 집도 수술을 실패한 레지던트인 안치홍 선생과 담당 교수 채송화 교수의 대화.


안치홍 선생)

그날 왜 수술할 땐 아무 말씀 안 하셨어요?


채송하 교수)

수술 끝나고 알았다니까~

안치홍 선생)

아니요, 저 실수 많이 했는데 수술장에서 무 말씀 안 하셨잖아요 혼도 안 내시고..


채송하 교수)

내가 널 좀 믿거든

항상 성실하고 환자 공부도 많이 하는 앤 데 왜 이러지?

무슨 이유가 있겠구나... 했어

그래서 혼은 이따 내고 일단은 좀 알아보자... 했지.

왜? 안 혼나서 섭섭해?

안치홍 선생)
아니요, 만약 그날 교수님한테 혼까지 났으면..

저 오늘 여기 없었어요.
       

7편에 나왔던 에피소드다.
쓰고 보니 오글거리는 대사 같긴 한데 진중한 분위기 때문인지 볼땐 그렇게 느껴지진 않았다.
'후종인대 골화증'이라는 병 때문에 육사를 그만두고 의사를 하게 된 안치홍 선생.
그리고 그 병 때문에 집도를 집중하기 힘든 상황.
그러나 그걸 극복해야 하는 데, 많은 준비를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내.가.널.좀.믿.거.든.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만큼 큰 찬사가 있을까?

이렇게 된 결과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다.
결과에 대한 질책보다는 문제가 뭔지를 찾아본다.
이런 리더와는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일이면 일일수록 과정이야 힘들긴 하겠지만 결과가 나쁠 수 없지 않을까?


폰으로 넷플릭스 캡처를 뜨니 글자만 나온다. 근데 이것도 의외로 멋지다 ㅎㅎ


│Pick 2: 물어봐

마지막 편인 12편에 나왔던 에피소드다.


흉부외과 김준환 교수와 도재학 선생의 대화.

도재학 선생)

의사는 판단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제가 부족한 게 판단력이에요.
앞으로 수백 개의 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에 나는 어떡해야 하죠?

김준환 교수)


물어봐
나한테.
판단의 순간들이 밀물처럼 밀려오면 그중 큰 거 몇 개는 나한테 물어봐.


두 사람의 관계가 시리즈에서 재밌게 나온다.
실력은 있지만 까칠남 김준환 교수와 덜렁대는 도재학 선생.

물.어.봐.나.한.테.


'안물안궁'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는 평소에 궁금하지 않은걸 계속 이야길 하고

정작 궁금한 걸 물어보면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못해주는 상황이 많다.
물어보는 상황은 대부분 문제가 있거나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 대답해주고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래서 나한테 물어보는 걸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신뢰가 쌓인 관계 형성!!


※대문 이미지:
https://www.pexels.com/photo/three-person-looking-at-x-ray-result-1170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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