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진심이에요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 2025 메가주에 참석했습니다.
반려동물 박람회는 크게 봄 시즌과 가을 시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5월에는 많은 행사가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국내 최대 반려동물 박람회인 상반기 메가주가 열립니다. 주관사와 참여사 모두 여러가지 준비를 합니다. 반려산업을 준비하시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3일 행사만 참여해도 반려산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행사라 한번쯤은 참석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올해도 다양한 행사와 브랜드, 많은 반려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전시장 곳곳에서 주목할만한 점이 발견되었는데, 그중에 하나를 꼽아보면 '네이버' 부스였습니다. 국내 최대 온라인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 부스가 오프라인 전시회에 네이버가 참여한다는게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왜일까도 궁금했고 실제 부스가 잘되는지도 궁금해지더군요. 행사 진행하는 짬짬이 네이버 부스를 자주 방문하면서 관찰하고 생각했던 점을 정리해봅니다.
국내 반려동물 박람회는 확실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연말 애견 신문사에서 제작한 국내 반려동물 박람회 일정을 접할 수 있는데 해당 자료 기준으로 보면 25년 38개 전시회가 개최됩니다. 강아지 고양이로 구분되는 전시회도 있고 합쳐진 전시회도 있는데 대략 수치로만 보면 매달 3개 이상의 전시회가 운영됩니다. 실제 일정표에서 가장 행사가 적은 8월(2회)을 제외하면 3회 이상의 전시회를 참여할 수 있습니다.
5년 전에 첫 전시회 출점을 준비할때 자료를 찾아보니 그때는 약 20개 정도의 주요 전시회가 있었네요. 매년 3~4개씩 늘어나고 있고 지역도 다양해지는 걸 보니 확실히 반려산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베이비 페어가 대형 행사기준 10여개, 중소형까지 포함해서 20~30개 열리는걸 감안하면 그 성장세는 더 눈에 띄네요.
전시회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전시회는 메쎄이상에서 주최하는 케이펫페어입니다.
행사명에 '케이펫페어 + 지역'명을 붙여서 25년 수원, 서울, 광주, 부산, 일산, 청주, 대구, 송도 8개 도시에 연간 14번의 반려동물 전시회를 진행합니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연간 횟수를 19년부터 살펴보면 연 4회 → 6회 → 8회 → 11회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도 신규로 마곡, 청주 행사까지 더하면 13회를 개최하는데 매달 1개 이상 진행할 만큼 활발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참가사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전시회 횟수와 지역이 늘어나면 참여 고객은 자연스럽게 따라 증가하겠지만 참여사는 반드시 같이 증가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케이펫페어는 전시회 횟수와 참여사, 참여고객이 동시에 증가가 이뤄지고 있네요. 고객과 브랜드를 오프라인 전시회라는 행사를 통해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이 케이펫입니다. 24년 기준으로 참가사 2,442개와 참여고객 225,040명이라는 볼륨이 형성된거죠.
그중에서 '메가주'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22년에 메가주가 탄생했습니다. 기존에도 가장 큰 규모의 행사인 일산 케이펫 행사를 '메가주'라는 별도 브랜드로 론칭하면서 규모를 더 키웠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어려움을 벗어난지 얼마 안되서 과연 이 전략은 통할건가가 궁금했는데 규모 확대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상하반기 일산 행사를 2번 개최하면서 모두 메가주라는 네이밍으로 진행했고 최대 기준 참가사 600개, 관람객 5만 명의 대형 전시회가 탄생하였습니다.
규모는 곧 많은 브랜드의 참여로 이어졌습니다.
전통적인 용품 브랜드의 참여에서 금융/보험사 뿐만 아니라, 전자, 자동차, 숙박, 관광 등 반려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산업 군에서도 대형 부스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인 경우가 되었습니다. 대형 부스에서도 단지 크기만 큰 행사를 기획하기 보다는 테마를 기반으로한 콘텐츠가 풍부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합니다. 고객들의 관심이 있는 어질리티 행사를 자동차 브랜드와 함께 진행한다거나 대학과 연계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패션쇼를 진행하는 등 기획에 상당한 공을 들인 이벤트 맛집으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네이버도 이 부분을 주목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네이버에서 판매하고 있는 반려동물 브랜드의 매출, 인기를 파악하는 것이나 사용자 중에서 반려동물에 관심 있거나 반려인을 유츄하는 것은 네이버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행사 협업이 가능한 고객사와 반려동물 전시회를 방문할 정도의 고관여 고객이 많은 메가주에서는 활용할 것이 많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네이버는 이번 전시회에 'BRAND FESTA'라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컨셉과 기획 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온오프라인 동시 행사 진행
②현장에서 브랜드 체험, 구매는 온라인에서만
이벤트에서 가장 칭찬할 점은 이벤트 구조가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3일간 몇만명의 고객을 만나는 기회임을 생각해보면 매출, 마케팅 등 여러가지를 고려하다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네이버 쇼핑이 이뤄지는 온라인에서만 결제할 수 있게 한 점은 꽤 리스크가 큰 결정이었을 텐데 과감하게 진행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분명 현장에서 물건을 보고 바로 구매해서 가져가는 즉시성을 포기한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일관성있게 원칙을 유지하더군요.
https://k-pet.co.kr/portfolio-items/25pet_k1_naver_megasale/
마케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입구에서 나눠주는 매거진 형태의 안내 책자였습니다.
'NAVER for My Pet'이라는 협업 브랜드사를 소개하는 안내 책자가 입구 행사 브로슈어와 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마치 매거진B 같이 해당 브랜드를 세련된 방식으로 소개한 책자인데, 이번 행사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표지를 보면 매년 혹은 행사 때마다 발간할 것 같은 디자인인데 네이버에서 1회 성으로 끝날 아이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저 브로슈어 안에 들어있는 브랜드사가 부럽기도 하고 얼른 브랜드를 키워 저 안에 들어가야 겠다는 의지도 생기네요.
부스는 전체적으로 깔끔했습니다.
위치는 대부분 관람객이 쉽게 눈에 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자리에 유명 사료 부스가 주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네이버를 배치한 것은 메가주 측에서도 상당한 배려를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이버를 상징하는 초록색이 인상적이었는데 누가 봐도 여긴 네이버 부스라는 인상을 줬습니다. 특히나 입구가 있는 형태의 개방형 부스라 관람객이 편하게 방문하기 좋은 구조였습니다.
펫 정보 등록을 유도하는 안내 QR입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열심히 밀고 있는데 펫 정보를 입력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QR을 찍고 들어가 보면 혜택이 바로 나오는데 첫 구매 + 적립 + 제휴카드 안내가 나오더군요. 웰컴 할인을 최대 50%까지 가능하도록 한 문구가 인상적인데 혜택이 이렇게까지 센 경우는 최근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QR을 찍은 고객들은 맘에 드는 제품을 네이버에서 찾아보지 않았을까요?
행사장 안에는 6개 브랜드의 팝업 부스가 있었습니다.
책자에 있던 모든 브랜드들이 이 영역에 들어와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6개 부스는 팝업 스토어에서 제품을 실제 체험해 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대표 상품마다 QR이 있어서 제품 구매를 원하는 분들은 바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합니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이다!
나머지 브랜드의 경우에는 각 부스 앞에 X 배너가 있어서 온라인 할인 쿠폰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던 부스 앞에도 X 배너가 하나 놓여 있어서 지나가던 고객들이 뭐 하는 거냐고 많이 물어보시더군요. 해당 QR 찍으시면 쿠폰이 나와서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더니 해당 쿠폰이 행사장에서 쓸 수 있는 건 아니냐고 재차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계셨습니다. 아무래도 전시회에 와서 구경하고 맘에 드는 제품을 바로 구매하려다 보니 온라인 쿠폰을 지급하는 것에 큰 매력을 못 느끼는 분들도 상당수였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네이버는 어떤 성과를 얻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살펴보면 브랜드와의 협업입니다. 네이버가 쇼핑을 키우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이 대표 브랜드와의 관계입니다. 예전 스마트스토어가 오픈마켓형 커머스 플랫폼이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스토어 도입과 같이 하면서 많은 브랜드의 이커머스 자사몰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쿠팡과의 경쟁에서 네이버 쇼핑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부분이 바로 더 많은 브랜드와의 우군을 확보하러는 측면인데 이런 행사를 통한 협업은 파트너사의 비용과 시간과 줄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나 네이버와 주력으로 협업하는 브랜드라는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매출 부분에서는 큰 기여가 없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브랜드사가 매출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이나 자유도를 조금 줘보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행사장 안의 브랜드 영역들이 제품만 다를 뿐 전시와 안내외에는 다른 차별화는 보이지 않아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네이버의 오프라인 행사 참여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행사 이후에도 온라인에서 멤베십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걸 발견하였습니다. 네이버 멤버십을 키워 나가는 정책을 진심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검색, 클릭, 결제 데이터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이렇게 멤버십에서 직접적으로 고객 정보를 하나하나 모아 나가고 있네요. 단순하게는 CRM 네이버 광고를 볼 수 있을 것 같고 해당정보를 그 이상으로 활용해 나가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