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가 바꾼 건 제작, 변하지 않는 건 소통

콘텐츠는 수단일 뿐, 브랜드를 살리는 건 고객과의 관계

by 마케터TK

1.

물감을 짜면 캐릭터가 나오는 짧은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SNS에는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와 영상이 넘쳐나지만, 이 콘텐츠는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짧고 임팩트 있으며, 퀄리티도 높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었죠.


저 역시 ‘동영상을 좀 더 가볍고 빠르게 만들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늘 있었기에 직접 도전해 보았습니다. zenith(@hipzenith)님이 공유한 프롬프트를 활용해 처음으로 Veo3를 접했고, 실제로 영상을 제작해 보니 배경·조명·앵글 같은 디테일까지 세밀하게 설정된 프롬프트 구조에 감탄했습니다. 서비스 캐릭터 이미지를 적용해 나만의 변형 버전도 시도했고, 완성된 결과물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zenith님 공유 프롬프트]

https://www.threads.com/@hipzenith/post/DNZQ-T9SY_L?xmt=AQF0K2fNMYkx_nzrimh-A16QF6DOivOfEN6sv7jac7fR2w


[제가 제작한 이벤트 숏폼]


몇 주가 지난 지금은 또 다른 AI 툴과 콘텐츠가 등장하며 계속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손을 거치지 않은 채 놀라운 수준의 결과물이 쏟아지는 시대가 된 것이죠.



2.

제작 후 느낀 점입니다.


첫째,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아무리 좋은 프롬프트를 받아도 결과물이 정확히 의도대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원하는 장면과 분위기를 얻으려면 여전히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더군요.


둘째, 반복과 축적이 경험치를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시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홈런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계속 시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나은 퀄리티의 산출물이 나오게 됩니다. 또 단순히 다른 사람이 만든 프롬프트를 그대로 복붙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보고 그 과정을 프롬프트 포맷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경험이 결국 실력을 쌓아주고 결과물의 수준을 높여 줍니다.


셋째, ‘잘 만든 콘텐츠’만으로는 마케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생성형 AI 덕분에 제작의 시간과 비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브랜드의 본질적인 메시지와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함입니다. 쏟아지고 있는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우리 서비스와 브랜드에 맞는 콘텐츠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콘텐츠 제작’ 자체가 더 어려운 과제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기획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3.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SNS에 바로 올리지는 않았습니다.

제작의 한계는 낮아졌지만, 고객과의 대화를 어떻게 기획하고 이어갈지가 브랜드의 본질적인 고민으로 남습니다.


제작한 뒤 콘텐츠의 퀄리티, 제작시간 등에 감탄했습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A to Z를 다 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이내 무언가 부족함이 계속 남더군요. 우선 기술이 콘텐츠 제작의 한계를 빠르게 무너뜨려 주고 있다는점은 한계를 극복하는 요소라 환영합니다. 그러나 며칠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끝에 결국 남는 질문은 “이 콘텐츠가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고객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가”입니다.


AI는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제작 도구를 주었지만,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본질적 과제는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맞닿을 때, 콘텐츠는 단순한 영상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관계의 다리’가 됩니다.


결국 AI가 진짜로 던지는 메시지는 기술의 놀라움이 아니라, 우리는 고객과 어떻게 더 깊고 진정성 있게 소통할 것인가라는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왜 네이버는 반려동물 오프라인 전시회에 나타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