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러시아에 한국땅이 존재한다고?

[군함 타고 세계일주]

by 탱이사는이야기

순항훈련전단이 첫 기항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출항하기 전에 ‘러시아에 한국땅이 존재한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고구려가 삼국통일 했으면 지금 만주의 중국, 러시아 땅이 우리 거일 텐데!”

“통일되고 간도땅까지 우리나라로 흡수하면 우리도 대국이라 칭할 수 있을 텐데! “


역사에 가정은 없건만 어르신들과 술 한 잔을 하다 보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가 있다.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만주벌판의 땅이 우리 거일 거란 이야기. 그리고 일제 국권침탈 때 간도 역시 빼앗겼으니 통일 이후에 간도땅만큼은 우리가 받아와야 한다는 주장. 오늘도 우리나라 어느 술자리에서는 이런 강력한 주장이 나오고 있을 것이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기에 과거는 바뀔 수 없고,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그들의 국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만큼 미래에 우리나라로 흡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그만큼 나라를 사랑하는 분들이 아쉬운 마음이 드시니까 하시는 주장일 것이다. 그 주장에서 나오는 ‘바로 그 땅’ 중의 일부가 지금 우리 생도들이 밟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다. 그런데 러시아에 한국땅, 즉 한국의 영토가 있다고?


영토의 사전적인 정의는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땅의 범위“다. 그리고 국제법적으론 “국가의 통치권이 미치는 구역”이다. 결국 국가의 통치권이 미치는 구역이라면 그곳이 영토인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항에 정박해 있는 대한민국 군함은 어디의 영토일까?


국제법에 따르면 군함은 타국에서도 한 국가의 대표로서 주권면제를 향유한다는 특별한 권한을 가진다. 여기서 주권면제라 함은 연안국의 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권, 행정권 등 제반 관할권으로부터 면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군함에 연안국의 범죄자가 들어왔다고 해도 우리 군함에서 범죄자를 연안국으로 인도하지 않는 이상, 연안국에서는 범죄자에 대한 수사 및 체포를 위해 우리 군함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연안국으로부터 범죄자 인도 요청이 들어왔을 때 웬만하면 범죄자를 인도하겠지만, 이 역시도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국가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 국가가 인도하지 않겠다고 하면 인도할 수 없는 것이 국제법의 논리인 것이다. 그러니까 그 국가의 '의지'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국가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질 수 있는 것. 그것이 해군력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결론! 러시아에 대한민국 해군 군함 2척이 입항해 있기에 대한민국의 땅이 있다! 크흠. 말장난했다고 혼나기 전에 얼른 러시아에서 한국땅을 빼도록 하겠습니다. 순항훈련전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15일간의 항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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