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포렌식을 맡길 때만 해도 "2주면 될 거예요" 라더니 1 달이라는 시간이 걸리고야 말았다.핸드폰 없이 생활하는 거야 그런대로 버티긴 했으나 조사가 길어지는 만큼 불안감과 초조함 또한 같이 커져만 갔다. 그렇게 5월이 됐고 정확히 핸드폰 맡긴 지 1달 만에 그렇게 핸드폰은 무사히 내 품으로 돌아왔고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범죄의 혐의에서 나는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아기아빠의 화재사고 원인조차 알 수 없었고 지금 또한 모르고 지낸다.나에게 3월과 4월은 정말 힘듦의 연속 요동치는 감정 소용돌이 속에서 너무 힘들었던 달이였다.살아오면서 이렇게나 마음이 저리고 마음이 아파서 울어본 적은 35 내 인생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뭘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유일한 낙이라고는 뱃속에 태아가 잘 크고 있는지
병원 다니는 게 그나마 유일한 낙이였고 버티는 힘이었다.
임신 기간 동안 병원에 정기검진 가는 날이 정해져 있는데 안정기에 진입하고 4주마다 가는 날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2주에 한 번씩 근처 산부인과라는 산부인과는 다 다녀봤던 거 같다.내가 엄마라는 사실이 내 뱃속에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 초음파를 보고 있어도 눈으로 보고 있어도 실로 믿기지 않는 존재였고 실감조차 나지 않았다.
병원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시설에서 지내면서 프로그램 일정이 있는 날에는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주일은 주일대로 예배도 드리고 하면서 멈춰있는 듯한 시간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지냈다.
그렇게 시간 속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덧 임신 14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요즘은 임신 12주만 넘어도 뱃속 태아의 성별을 피검사를 통해서 혹은 초음파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사실, 성별이 궁금해서라도 근처 동네병원에 자주 가본 것도 이유라면 이유 중 하나다. 뱃속 아이가 아들이든 딸이든 성별이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궁금은 했기에.. 블로그 리뷰보고 처음 찾아갔던 병원에서 "70%는 아들 같아 보이네요"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내가 아들엄마가 된다니...." 얼떨떨했다 병원에서 준 초음파 사진을 몇 번을 들여다봤는지 모른다.병원 다녀와서 선생님한테 아들인 것 같다고 이야기 들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잠시나마 아기아빠에 대한 생각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다고 생각이 안 날 수는 없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했었다.
한창 뱃속 아기 태명을 뭘로 지을까 고민하다가 별생각 없이 처음에는 먼지라고 지었었다.별 다른 이유는 없다 토토로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검은색 먼지 캐릭터가 귀여워서가 이유다.
태명이 뭐냐 물어오는 선생님들께 먼지라 했더니 "먼지는 아닌 것 같다. 다른 이름으로 지어봐요"이름 따라간다고 다시 지어보라 하셔서 그 뒤로는 몇 날 며칠 고민을 거듭하다 태명 다운 태명을짓게 됐다. 흔한 태명은 짓기 싫어서 고민 많이 했는데 결론은 "뚜기" 오뚝이로 지었다.
몇 번이고 쓰러뜨려도 뚝심 있게 곧 잘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어떠한 좌절이나 힘듦이 있더라도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씩씩하게 크라는 의미로 지었는데 엄마인 나도 선생님들도 다들 만족하셔서 한편으로는 매우 뿌듯했다.
힘든 마음 가운데 뱃속에서 잘 이겨내고 커주고 있는 뚜기 덕분에 5월 5개월에 무사히 진입했다.뱃속에 뚜기 아니었으면 뚜기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정말 혼자서는 못 견뎌왔을 시간이었다.그리고 가장 힘든 순간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같이 병원 다녀주신 간호사 선생님의 애정 어린 위로가 있었기에.... 무사히 그 시간들을 나는 이겨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