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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사랑으로 두드리면 반드시 열린다

by 김태라

어제 발행글에 “사람들에게 받는 날”이라 썼는데, 어제는 또한 “내가 준” 날이기도 했다. 지금 보니 어제 올리브영에서 산 생리대를 삼성중앙역 화장실에 놓고 온 것이다. 1개만 쓰고 나머지를 봉투째 두고 왔다. 누군가 가져가서 썼을 거라 생각하니, 당일 내가 사람들에게 받은 것들이 떠올랐다.


나도, 그들도 그 행위에 아무런 ‘조건’이 없다. ‘의도’조차 없다. 지하철에서 누군가 놓고 내리는 물건을 보고 지적해 주는 일, 만날 때마다 기꺼이 돈을 내며 심지어 100년 동안 조건 없이 밥을 사겠다는 말, 이런 언행은 순수하다. 상대에게 뭔가 얻기 위한 게 아니다. ‘그냥’ 하는 것이다. 왜 그러는지 모른다.


‘왜 그러는지’ 당자는 모르지만 하늘은 안다. 에너지 흐름의 작용이다. 카르마의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주고 저기서 받는다. A라는 사람에게 순수한 사랑으로 행했는데 그에게서 응답이 없다 해서 속상해할 것이 없다. 그것이 진정 사랑이라면 그 답은 반드시 돌아온다. A에게서 오지 않으면 B, C, Z를 통해 온다. 그러므로 두드리라, 그러면 열린다. 두드린 ‘그’ 문이 열리지 않으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 다른 문은 두드린 문보다 더 크다. 언제나 그렇다. 그리고 큰 문으로는 더 큰 빛이 들어온다.


이것이 법칙이다. 사랑으로 두드리면 반드시 열린다. 진심의 응답은 무조건 온다. 그에게서 오지 않으면 다른 데서 온다. 다른 데서 온다는 건 더 크게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크게 오는 것이 좋다. 고로 응답에 연연할 것이 전혀 없다. 법칙을 알면 괴로울 것이 없다. 그저 법칙의 수행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순수하게 행할 것. 사랑으로 두드릴 것. 할 일은 오직 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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