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ortality and Liberation
본작은 외적(양적) 영생과 내적(질적) 해탈의 차이를 적시하고, 나아가 해탈적 영생이 가능하려면 어떠한 존재적 전환이 요구되는지를 고찰한다. 이를 위해 네 가지 핵심 전환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욕망의 끝없는 굴레에서 욕망을 넘어선 지복으로, 시간의 무한한 연장에서 시간을 초월하는 자유로, 개체적 자아의 영원에서 개체화된 우주의 영원으로, 물질적 포식의 존재에서 에너지적 흐름의 존재로의 변화가 그것이다.
결국 해탈적 영생은 단순히 오래 사는 삶이 아니라 생존의 욕망과 에고적 성향을 초월한 무한한 자유의 실현을 의미한다. 이는 인간 존재가 시간적 연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정신적 차원의 초월을 통해 존재의 본래성을 사는 방식이다.
1. 외적 영생과 내적 해탈
2. 해탈적 영생의 가능성
1) 욕망의 끝없는 굴레 → 욕망을 넘어서는 지복
2) 시간의 무한한 연장 → 시간을 초월하는 자유
3) 개체적 자아의 영원 → 개체화된 우주의 영원
4) 물질적 포식의 존재 → 에너지적 흐름의 존재
3. 영생과 해탈에 대한 종교·철학적 관점
1) 불교적 관점
2) 도교적 관점
3) 기독교적 관점
4) 서양철학의 관점(플라톤/스토아/니체/베르그송)
4. 결론
고래로 인간은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욕망을 품어왔다. 불로장생(不老長生), 불멸(不滅), 혹은 천년을 사는 신수(神獸)의 신화는 모두 이러한 욕망의 투사이다. 그러나 기존의 ‘영생(永生)’이라는 말이 뜻하는 바는 시간 속에서 죽지 않고 계속 산다는 의미이다.
이는 유한한 생명에 무한한 시간을 덧씌우는 방식이다. 문제는 그러한 시간의 무한 연장이 반드시 축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욕망, 집착, 고통 역시 그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시간 연장에 따른 영생은 때로 ‘죽지 못하는 지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수명 연장을 위한 현대과학의 접근 또한 위와 같은 위험을 담보한다. 생명과학은 텔로미어 길이 연장, 세포 재프로그래밍, 신약 개발 등의 시도를 통해 생명의 길이를 인위적으로 늘이고자 한다.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류가 불멸과 신성을 추구하는 단계로 이행 중이라고 말한다. 이는 ‘호모 데우스(Homo Deus)’라는 용어 그대로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해 신의 영역에 도달하려는 시도를 뜻한다.
이처럼 ‘외부에서 내부로’ 접근하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에고의 고착화 및 이에 따른 부작용을 불러온다. 인간 본성으로서의 신성이 아닌 괴물적 지배자로서의 ‘신’이 물질문명을 등에 업고 등장할 때, 수명 연장과 불멸의 추구는 더 이상 생명의 존엄이나 존재의 본질을 향한 탐구가 아니라 권력과 통제의 도구로 변질된다. 인간의 자기(내적) 초월의 가능성을 기술적(외적) 능력으로 대체하면서, 욕망과 집착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과 계급적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여기서 ‘해탈(解脫)’의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교적 맥락에서의 해탈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해탈은 욕망의 굴레와 윤회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내면 상태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즉, 해탈은 시간의 연장이나 생명의 보존이 아니라 존재 방식의 전면적 변화인 것이다.
고통을 일으키는 무명(無明)과 집착을 끊어내어 생멸 자체를 초월한 자유의 차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무명은 세상과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며, 집착은 욕망과 애착을 통해 존재를 고통의 루프에 가두는 메커니즘이다. 해탈적 존재는 이러한 굴레에서 자유로워지므로, 생멸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 대자유의 상태로 나아간다.
요약하면, 기존 의미의 영생은 ‘시간의 양적 연장’이고 해탈은 ‘존재의 질적 초월’이다. 영생은 ‘얼마나 오래 사는가’에 초점을 맞춘 양적 개념이며, 해탈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초점을 맞춘 질적 개념이다. 전자는 죽음을 지연시키는 방식이고, 후자는 죽음조차 자유롭게 초월하는 방식이다. 즉, 해탈은 시간적 연장이 아니라 시간의 초월, 생존의 반복이 아니라 존재의 자유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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