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에 적혀 있듯 인생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이익을 추구하는 길”과 “대자유에 이르는 길”이 그것이다. 전자는 자기를 채우려는 결핍욕이, 후자는 자기를 비우려는 성장욕이 그 동기를 이룬다. 수행과 구도의 본질은 뭔가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데 있으며 “내 것 아닌 모든 것을 버려”(잡아함경) 자기 외에 아무것에도 의존하지 않을 때 인간은 대자유에 이른다. 이십 대 이후 나는 오직 ‘대자유’를 향한 길을 걸어왔는데, 언어를 통한 그 길의 한복판에서 만난 것이 ‘기식(氣食)’이다.
기식이란 물질적 음식이 아니라 ‘기(氣)’ 또는 ‘Prana’로 불리는 비물질적 에너지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음식은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져 왔으나 ‘먹지 않고 사는 인간’의 존재는 이러한 관념을 뿌리부터 해체한다. 기식가(氣食家), 호흡식가(Breatharian), 프라나리언(Pranarian), 독립영양인간 등으로 불리는 ‘먹지 않고 사는 인간’의 존재는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주로 알려진 인물들은 서양 사람들이지만 한국에도 ‘물만 마시고 사는 사람’이 있고, 『먹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라는 책에는 하루 녹즙 한 잔으로 사는 일본인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저 이야기를 믿지 않지만 나는 그것을 처음 접했을 때도 허구(거짓)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의 충격은 내가 오랫동안 품어 온 ‘픽션의 현실화’에 대한 실상에서 비롯했다. 나의 사상과 생각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고차적 리얼리티임을 지상의 현실이 보여준 것이다. 그리하여 2016년부터 기식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고, 9년 동안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수행해 왔다.
기식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음식 섭취를 중단하는 생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무언가를 공급받아야 하는 의존적 존재성을 탈피한다는 데 근본 의미가 있다. 먹는 일에 대한 집착은 인간을 끝없는 결핍과 탐닉의 굴레에 묶어둔다. 맛을 좇는 욕망은 중독과 의존을 낳고 이는 노병사(老病死)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음식에서 해방되지 않는 한 본래의 생명과 궁극적 자유에 이를 수 없다. 따라서 생명과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이라면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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