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위해 일하는 것’과 ‘살기 위해 먹는 것’을 넘어서
기계적 노동을 통해 ‘밥을 버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먹고사는’ 문제에 매여 있다. 글자 그대로 인간은 ‘먹어야’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면? 우선 ‘먹고사는’ 문제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먹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얼마간의 기반만 갖추면 창조적 유희 속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문명의 전환기에 서 있다. AI가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노동과 생활 방식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먹고살기 위해 일한다’는 명제 아래 삶을 조직해 왔다. 생존의 조건은 노동에 의해 보장되었고, 노동을 통해 재화를 확보하며 생활과 문명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AI의 등장과 함께 이러한 전제가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생산과 분배, 계산과 관리, 심지어 창작의 영역에까지 AI가 도입되면서 인간은 완전히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오직 인간의 손과 머리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이제는 알고리즘과 생성모델에 의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변화나 직업 구조의 재편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존재 방식과 정체성을 근본부터 재정립하는 사건이 된다. 농업혁명이 인간을 ‘정착민’으로, 산업혁명이 인간을 ‘노동자’로 만들었다면, AI 혁명은 인간을 노동과 생산으로 규정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