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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Mar 12. 2020

독립은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나의 우연한 독립 생활기

나는 집에서 독립한 지 이제 갓 2년 차에 접어든 병아리 1인 가구다.


초중고 생활은 물론이고 대학생활과 직딩 생활까지, 나고 자란 고향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하며 삼십 평생을 부모님의 날개 속에서 살았는데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독립을 하게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얼굴만 빼꼼 내미는 하숙생처럼 딸인지 남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301호 동거인으로 활약하는 동안, 부모님과 함께하는 집에서의 생활은 대부분 행복했고 대부분 안락했다. 이런 내가 독립이라는 걸 한다면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하면서 일어나게 되는 자연발생적인 수순일 거라고 그때는 철썩같이 믿었다.


언제나처럼 인생은 나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지 않는다.

나에게 클리셰를 깰 만한 새로운 경험이 필요했는지 독립은 결혼이 아닌 이별로부터 찾아왔다.


낯선 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쓰는 생경한 경험.

지난 2년간의 독립생활은 나의 취향은 무엇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금 이 순간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고 질문해 온 치열하고 빼곡한 타임라인이다.


나는 이 시간들을 독립(獨立)이 아닌 자립(自立)으로 이름한다.

단순히 혼자 꾸려가는 삶이 아닌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인생의 기초체력을 키워온 시간. 독립은 나에게 그런 의미이다.


독립의 순간은 우연했지만 이 우연한 경험이 나에게 소중한 시간들을 선물했다.


앞으로의 글은 무념무상으로 편안하게 살아온 한 무기력쟁이가, 이를 악물고 독립을 결심하게 되면서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며 겪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소박한 성장통 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이 글이 나와 비슷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이 되는 이야기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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