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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Jul 09. 2022

거짓말

말의 힘

"정말 외할아버지가 그렇게 하셨어?"

둘째가 작은 실수를 하고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 다가가 귓속말로 속닥속닥  "엄마도 그런 적 있었어, 그때 외할아버지가 따스하게 안아주시면서 괜찮다. 하셨어. 그러니까 괜찮아. 걱정 마."

진지한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몇 번이고 물어본다.


사실....

거짓말이다.


그런 적은 없다. 아니 나의 기억에는 없다는 말이 진실일 듯, 어린 시절의 무심히 지나갔던 작은 일들을 인간은 모두 다 기억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마 그렇게 하시지 않았을까?

내가 나의 아이를 사랑하듯,

나의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셨으니


거짓말이지만 거짓말 역시 말이니 말의 힘을 믿으련다.

남을 해하려는 나쁜 거짓말이 아니라, 남을 위하는 선한 거짓말이라면, 난 기꺼이 하련다.


아직이 미흡하고, 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지만 그 모습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잘하고 있다고 계속 이야기해주다 보면 정말 잘할 것 임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사랑의 안경을 쓰고, 나의 아이를 바라보며 계속 거짓말을 하련다. 그 거짓말이 진실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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