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대로도 괜찮습니다

혼자만의 시간, 나의 삶 살기

by 박혜민

우리는 늘 어딘가로 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요.

그래서일까요. 가끔은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왜 이렇게 부족할까, 왜 이렇게 느릴까, 왜 아직도 여기일까.

SNS를 열어 보면 누군가는 책을 냈고, 누군가는 휴직을 내고 해외여행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이미 먼 곳까지 달려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 서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는 왜 아직 이 자리일까.’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늘 어디론가 가는 중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하루를 버텨냈고, 일을 하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고, 때로는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이미 삶이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날은 버티는 것도 성장입니다.
어떤 날은 잠시 멈추는 것 역시 삶의 방식일지 모릅니다.

가끔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날도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하나도 하지 못한 것 같은 날.

그럴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해집니다.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

하지만 사실은 그날도 우리는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또 누군가의 마음을 스쳐 지나왔습니다.

보이지 않을 뿐, 삶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결과로만 삶을 평가합니다.
무엇을 이루었는지, 얼마나 앞서 있는지, 누가 더 빨리 가는지.

하지만 삶은 경주라기보다 시간을 통과하는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걷고,
누군가는 천천히 걷고,
누군가는 잠시 앉아 숨을 고릅니다.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이 삶입니다.

예전에 한 아이가 제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왜 이렇게 느릴까요?”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행동이 조금 느렸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아이는 늘 끝까지 고민하고, 계획하고, 천천히 나아가며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뿐,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느린 게 아니라, 끝까지 가는 거야.”

그 말을 하면서 문득 저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느린 것이 아니라,
그저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삶은 때때로 우리를 비교하게 만들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비교가 아니라 지속입니다.

아주 작은 반복이 삶을 바꾼다는 말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읽고, 조금씩 쓰고, 조금씩 살아가는 것.

대단한 날이 아니라
평범한 날들의 축적이 결국 한 사람의 삶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말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 그대로도 괜찮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 역시
당신의 삶입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셔요.


또래와의 관계가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어른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은 편하지만 친구들과의 관계가 힘들다며 상담을 요청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자기는 무엇이 문제여서 그런 거냐며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저에게 조언을 구했었어요.


그때 저는 친구가 꼭 또래여야만 하는지 질문했어요.


사회 나가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람 하고도 친구가 된다고, 지금 네가 문제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있는 그대로 괜찮다 하며 혼자만의 시간 잘 보내라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관계가 힘들다며, 자신이 무엇이 문제냐고 생각하시지는 않나요?


아무 문제없어요.

다만 지금 혼자만의 시간을, 자신의 삶을 사셔요.




https://youtu.be/nPSZm3Qg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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