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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Feb 15. 2020

나는 내 과목을 사랑한다.

자유를 향한 나의 계획

나는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고3을 맡을 때는 입시 위주의 문제풀이 수업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교육과정 안에서 인생에 대해서 합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교과임에 나는 내 과목을 정말로 사랑한다.


1. 수업에 대한 성찰


윤리교과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반성할 수 있는 교과이기에 교육학을 전공한 내가 복수전공으로 윤리를 선택했다. 현재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윤리를 선택한 학생만을 가르칠 수 있다. 이미 몇 년 전 이야기지만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면 "저는 수능에서 윤리 선택 안 하는 돼요."라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되어서 개인적으로 좋습니다만 선택을 받지 않으면 가르칠 수 없으니 이건 참 아이러니한 일인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을 한탄하기보다는 관점을 조금 바꾸어 보았다. 윤리를 선택한 아이들이 만족하는 윤리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2. 수업 들여다보기

     

 ‘2015 일반고 학습자 중심 협력 학습 활성화 실천’ 연수를 듣고,  혼자만이 즐거운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즐거운 수업으로 바꾸어 보고자 노력했다. 매 시간 이렇게 진행을 할 수는 없었지만, 적용 가능한 단원에서는 그렇게 해 보았다.

  교직 생활을 처음 시작하며 연수 들었던 협동학습의 모형에 매 시간 적절한 수업 형태를 적용해 보았으며, 설명이 필요한 사상 부분에서는 스토리텔링의 형식으로 강의식 수업을 진행하다가 협동 학습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오면 책상을 옮겨 진행하기도 한다. 단원 내용에 따라 간단히 10~20분 적용하기도 하고, 50분 전체를 협동 학습해 보기도 했다.

 사비를 털어 모둠 칠판을 구입하기도 하였고, 이곳저곳 연수를 찾아다니기도 했던 내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했던 수업자료



 무엇을 가르칠까? 가 아니라 어떻게 가르쳐 볼까?라는 고민을 조금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수업은 연수를 통해 배워 본 것을 따라 하는 수준이지만, 이런 시도들이 모이면 만의 수업 방법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업을 해보고 느낀 것은  혼자 떠드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활동하는 수업이 어떻게 되었던 학생들이 즐거워하며 학생들의 기억에 조금 더 남는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나면, 자신의 삶의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경지의 수업을 하고 싶었다.

 윤리 교과에 맞게 홀로 배우기보다는 함께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이 아는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나눔의 즐거움을 느끼며, 본인의 삶을 고민하고 성찰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수업으로 학생들과 공감하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했었다.


3. 앞으로의 계획

 그런 내가 내가 사랑하는 과목의 수업을 잠시 접어두려 한다. 고등학교에서 윤리 수업을 하던 내가 이제는 사회에 나가서 다른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를 학교가 아닌 곳에서 하고 싶다. 이미 Book만남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하고 있고, 브런치를 통해 나의 글쓰기를 세상을 향한 글쓰기를 하고는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진정한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수업 시간에 자유롭게 수업을 하여도 중간, 기말고사에 자유롭지 못했고, 수업 시간에 자유롭게 수업을 해도 생활기록부를 기록해주어야 함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학교에는 일 년 휴직이라 말하며 휴직원을 냈지만, 나의 마음속의 생각은 정말 길게 한 5년, 다른 경험을 많이 하고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이야기를 수업시간에 하고 싶다. 이미 죽은 사상가들의, 이미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브런치 작가이 되고 나서, 정말 열심히 글은 썼지만 앞으로의 계획이 막막했었다. 막상 휴직하고 나 대신 일하러 오실 분의 채용을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육아를 핑계로 현실을 도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동안 쉬고 오면 다시 돌아오면 현장의 감을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텐데 그냥 계속 일할까? 막막하고 불안했다. 내가 한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 하니 막막했었다. 그러다 불안해하고 있는 나를 직면했다. 글을 쓴다는 핑계로 내가 독서를 하지 못했구나. 오늘은 마음먹고 홀로 빡독을 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들고, 그 자리에서 다시 재독을 했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나의 미래를 한 치 앞도 모르는지만 나침반과 지도를 들고 한 발 한 발 나가면 된다는 그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에게는 책이라는 지도와 나의 비전이라는 나침반이 있지 않은가! 나에게 주어진 365일 2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을 펼쳐질지 정말 궁금하고, 흥분된다.  


 오늘 자신의 꿈을 위해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지인에게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나의 글을 구독해 달라고 글을 링크 걸어 보내줬다. 언제나 앞으로 해 전진하고 있는 그녀이기에 나 역시 조금 전진했다고 알리고 싶었다. (그녀는 나의 멘토이다.) 그녀가 나에게 "무슨 할 말이 많아서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글을 많이도 썼냐?"

맞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다.

내가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다.  


브런치를 통해 나의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기록해 나갈 것이다. 모두들 기대해 달라, 걱정하지 말고 기도하고, 응원해 달라.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나를 지켜봐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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