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00학번이다. 지금의 아이들이 들으면 화석 학번이라 이야기하겠지만, 내가 대학교에 입학할 때 밀레니엄 학번이라고 선배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학번이다.
고3 때는 휴거설이 돌았다. 정말 지구가 멸망하면, 너무 힘들게 공부한 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도 했지만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나는 대학교 신입생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대학생 20살이었던 그 세월에 더하기 딱 그만큼 더 살았다. 20살 대학생 때는 마흔이란 나이가 정말 나이 많은 사람,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근데 내가 마흔이 되어보니, 그렇게 어른도 아니다. 아이 둘에, 신랑 챙기고, 글 쓰고, 유튜브 촬영을 하려면 아파서도 안된다. 내가 아프면 우리 집이 올 스톱이다. 집에서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엄마가 바로 서야 온 집이 바로 선다.
며칠 전 글을 쓰려고 사진첩에서 사진을 찾은 적 있다. 커트머리 노랑머리의 나이였을 때는 세상을 모두 알 것 같았는데, 그 나이만큼 더 살아보니 이제는 세상은 잘 모르겠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안 바뀐 것도 있고, 절대로 안 될 줄 알았던 일이 너무 쉽게 되기도 했다.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의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내 삶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의 신랑과 함께 재미있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꿈꾸는 Book만남도 중요하다.
마흔은 자신의 삶 방향을 재점검해야 할 때이다.
학교에 있을 때 아이들과 자신의 인생 계획 세우기를 종종 했었다. 그리고 자신 삶의 목적을 찾도록 도왔다. 하지만 세상을 살기 바빠서 자신이 어떤 길을 가는지 모르는 어른들이 너무 많다. 나는 어른들이 자신의 삶 방향을, 자신 삶의 목적을 재정비하는 일을 돕고 싶다.
너무 바빠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바삐 가기만 하는 사람을 잠깐 멈춰 세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