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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Apr 23. 2020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청소년 상담사 2급 연수 신청

내가 상담사를 꿈꾼 것은, 대학교 시절 상담 수업을 듣고부터였다. 집단상담에도 참여하고, 전공수업뿐 아니라 교양강좌도 무조건 찾아서 들었었다. 그때 나는 물을 처음 마셔본 사람처럼, 그 물을 찾아다녔었다. 교양수업 시간에 맨 앞에 앉아서, 백 명이 넘게 앉아있는 강의실에서 나의 내면을 너무 막막 오픈했었던 나, 그 이유는 그렇게라도 강사님을 통해 상담을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학교 4학년 때 심리 상담 전공의 교수님이 새롭게 취임하셨다. 교수님은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 멋있었고, 나도 그 교수님처럼 되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아마 그때 우리 과 아이들 중에 그 교수님 수업을 열심히 하지 않은 아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교수님이 나에게 상담전공 대학원을 권유하셨다. 솔직히 정말 가고 싶었다. 상담 공부를 정말 하고 싶었다. 교수님께 어려운 집안 사정을 이야기드리고, 돈 드리지 않고 대학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걱정 말라고 하셨다.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나는 대학원 수업을 들으러 올 교통비가 없었다. 나는 빨리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학원을 나오고 나서 취업이 백 프로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은 정말 그냥 나에게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었다. 나에게는, 교수님께 임용고시에 전념할 수뿐이 없는 상황을 말씀드렸을 때, 교수님은 정말 아쉬워하셨다. 그리고는 나에게 선생님이 되어도 공부를 계속하라고 권유하셨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임용이 되고, 청소년 상담사 3급 시험을 쳤었다. 그리고 사는 것이 바빠서, 연수는 참여하지 못했었다. (청소년 상담사는 필기, 면접 그리고 100시간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첫째 아이 임신했을 때 내가 사는 지역에서 3급 연수가 열린다는 것이다. 국가 자격증이라서 연수는 대부분 서울에서 열렸었다. 무조건 가야 해.


8월에 열렸지만 학교 개학 날짜와 한 일주일 정도 겹쳤다. 교장 선생님께 내려가서 청소년 상담사 3급 연수를 간다고 했을 때, 반대하셨던 교장선생님, 지금도 선하다. 그때 느꼈다.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도와주지 않는구나. 더욱 더 나는 연수를 갈 것이다. 그때 교장선생님은 시아버지를 이야기하시며, "임신한 산모가 그런 연수받으러 가는 것을 시아버지는 괜찮다 하십니까?"까지 말씀하셨다.

그때 직접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내 마음속으로 이야기했었다.


' 네, 아이를 낳기 전에 연수를 받아야 하기에 뱃속에 있을 때라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청소년 상담사 3급 연수에 참여했다. 그때 함께 했었던 동료들, 연수를 알차게 채워주셨던 교수님들, 나의 뱃속의 아이를 축복해 주시며, 최연소 연수생이라며 뱃속의 여울이를, 임산부 연수생을 응원해 주셨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겠지. 연수를 함께 들었던 동료가 올 5월에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보내주셨다. 기쁜 마음으로 부여로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2015년 청소년 상담사 3급 연수를 함께 했었던 교수님과 동료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100시간의 연수를 끝냈었다. 그 연수를 통해 크게 성장했던 나를 발견했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에 연수를 받을 수 있었음에 더없이 감사했다.


그렇게 3급을 따고, 나는 또 열심히 아이들을 상담했다. 개인 상담과 집단상담을 그렇게 5년 동안 상담을 하고, 그 상담 실적을 내면 2급 시험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3급 연수는 늦게 받았지만, 그동안 상담했던 상담실적을 인정받아서, 2015년 2급 시험에 응시했고, 2급 정말 운 좋게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2급 연수 100시간은 넘지 못하는 산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열리지 않았고, 서울이나 부산, 천안 등에서 열렸지만 2주가량의 시간을 어린아이들을 두고 갈 수 없었다. 매년 연수가 열릴 때 나에게 날아오는 문자를 보고, 신청을 하고, 신랑에게 올해는 무조건 갈 거야. 선포를 하여도,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취소하고, 다시 신청하고 취소하고 그렇게 반복했던 것이 몇 년이었을까


그런데,

세상 만물은 모두 한 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 연금술사 '


청소년 상담사 2급 연수에 대해서 정말 갈망했었다. 올해는 코로나로 신청조차 하지 못했었는데, 오 마이 갓!! 대구에서 열린단다. 그 소식을 접하고 오늘을 간절히 기다렸다. 오늘이 연수 신청 날이다.

                                                              

연수 신청을 완료되고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사함을 무엇으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정말 간절히 무언가를 원하면 온 세상이 도와주는 것 같다. 2급 연수를 받고 더욱 성장하여 다른 사람에게 더욱 양질의 상담을 재능 기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나의 중요한 한순간 한순간, 기꺼이 상담해 주셨던 교수님처럼, 나 역시 내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의 길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행복할까.                                                 


Image by Ioannis Ioannidi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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