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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이 Apr 29. 2023

나는 팔에 장미 타투가 있다.

양아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나는 팔에 20cm 정도 되는 장미 타투가 있다.

그것도 양쪽 팔 다 있다.


어찌 됐든 간호사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배운 게 도둑질이라...) 사회적 통념(?)에 간호사란 직업이 타투가 있다는 게 조금 신경 쓰이기도 한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타투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양아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던데. 나는 참 선량하고 모범적인 시민이다.(!)


멋 때문에, 타투가 이뻐서.

그런 이유로 타투한 것은 아니다.

나는 20cm 정도 겨드랑이부터 팔꿈치로 가로지르는

흉터가 있었다. 두쪽 다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초고도비만으로 살이 찌면서 늘어진

살들을 정리하면서 생긴 거상흉터다.

복부거상은 팬티에 가려져서 안보이 기라도 하지

팔은 흉터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위라(반팔 입으면 그대로 흉터가 보인다) 동양권에서는 쉽게 하지 않는 수술이라고 했다. 나는 타투할 각오로 수술대에 누웠지만..

흉터를 보고 있으면 그 상태까지 나를 나 스스로  방치한 것 같은 느낌에 견딜 수 없이 우울해졌다.

언젠가 누군가가 반팔입은 내 팔을 보고 그 흉터는 뭐냐고 물었을 때. 그것을 해명하는 것보다는 타투가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뭐 어쩌겠나. 이미 벌어진 일이고 수습은 미래의 내가..


지금은 타투로 흉터를 깔끔하게 덮었다.

장미타투가 아주 마음에 든다.

그 누군가에게 나를 증명해야 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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