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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Apr 19. 2022

별점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

우리가 악성 리뷰에 대처하는 자세_마케팅으로 살아남기 시리즈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조그마한 국수집이 있다. 딱새우국물국수와 궁중비빔국수가 주 메뉴인데 나는 그 궁중비빔국수가,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과 비슷해 매일의 닭가슴살이 질릴 때면 찾곤 하는 맛집이다.

딱새우국물국수(왼쪽), 궁중비빔국수(오른쪽)


면부터가 양파로 만들어서 쫄깃하고 달달한 느낌. 거기에 애호박부터 다진 고기, 버섯 등을 고명으로 올려 간장으로 과하지 않게, 심심하게 맛을 낸 국수. 공간과 감성도 제주 해안가에 있을 법한 소박한 매력이 있는 곳. 여느 때처럼 그 맛이 생각나 점심에 들러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악성 리뷰'가 화두로 올랐다.


최근 처음으로 낮은 별점과 맛이 너무 심심하고 느끼해 실망했다는 리뷰를 받게 되었는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라지만 답글을 달다보니 감정적으로 쓰게 될 것 같아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나 또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마케터로 운영하면서, 또 창업가로 내 브랜드를 만들고 피드백을 받는 입장에서 CS까지 대응해야했던 경험들이 많아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사실 남 이야기라면 '그런 피드백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싶지만 막상 내가 애지중지 만든 서비스나 콘텐츠가 '악성 리뷰'를 받게 되면 감정을 빼고 대처하는게 마냥 쉽지 많은 않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대처하게 되면 불길이 번지고, 내버려두면 고객 응대도 제대로 하지 않는 브랜드가 되어버릴 수 있기에 우리는 이럴 때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이번 글은 그런 악성 리뷰가 힘든 제작자들을 위해 고민해보는 글이 되겠다.




1. 한발 짝 떨어져서 봐줄 사람과 함께


보통 제작자는 악성 리뷰에 취약하다. '내가 어떻게 만든 상품인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그렇게 감정이 올라온 상태로 제작자가 직접 대응을 하게되면 '굳이 그렇게까지 피드백을 달 정도로 열성'인 고객 역시 맞불을 놓게 되고 결국은 긁어 부스럼이 되는 경우가 파다하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제작자가 즉각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꼭 한발짝 물러서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의 경우에는 이런 프로세스가 어느정도 구축이 되어 있다해도 1인 기업이나 소상공인 분들은 제작부터 CS까지 한 곳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과정을 놓치기 쉬우니 적어도 한명 이상의 차분한 타인과 내용 공유를 통해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도록 하자.




2. 안티=잠재 충성 고객


100명의 충성고객을 만들 수 있다면 성공한 브랜드라는 말이 있듯 브랜드 팬덤 시대에 '충성 고객'이 갖는 파워는 브랜드가 백날 진행하는 마케팅보다 막강하다. 문제는 이런 충성고객을 어떻게 찾아 만드느냐인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 안티의 '충성고객화'이다.


이런 고객관리를 굉장히 잘하는 사례 중 하나가 '와이즐리(WISELY, 국내 면도기 스타트업)'다.

와이즐리 SNS 대응 사례 @platum.kr


초기 출시부터 주 고객 커뮤니케이션 창구였던 SNS를 통해 모든 댓글에 정성껏 대응을 해오면서 차근차근 팬층을 구축해오던 그들 조차 악플을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초반에는 절삭력 등 퀄리티에 대한 다양한 네거티브 의견들이 존재했는데 이를 개선하면서 '악플러'들에게 신제품을 선물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그 것도 고객이 남긴 악플이 담긴 패키지로

이 신박한 마케팅은 크게 화제가 되었고 결국 이탈했던 고객 35,000명이 복귀하는 성과를 냈다.


이렇듯 요즘의 고객들은 더이상 제품에 대한 단순한 의견 표출이 아닌, 그 의견이 반영되고 개선되는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한다. 그것이 스몰브랜드라면 더욱이. 이때 이러한 기대감이 충족된다면 이들은 그들의 고객경험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으로 돌아서는데 여기서부터는 본인들이 줄줄이 피드백을 남기던 에너지를 커뮤니티에, 채널에 퍼뜨리고 홍보하는 에너지로 변경된다. 이게 우리가 CS에 보다 진심이어야하는 이유다.


나 역시 콘텐츠 채널과 노트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많은 악플들을 만났고 대응해 오면서 느꼈지만 대부분의 악플들은 오히려 두 배의 친절도로 응대하면 빠르게 해결되었고 그들 중 꽤 많은 고객들이 충성 고객이 되어 다음 제품 출시때 누구보다 먼저 반기고 이용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차피 유저들은 전반적인 평판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일부 악성 리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여기서 오히려 그들이 집중하는 것은 어떻게 브랜드가 응대하는가이기에 절대 무응대로 대처하지 말고 고객이 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줌으로서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3. 고집은 철학으로, 문제는 개선으로


어차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을 100% 만족시키는 브랜드는 없고 또 그런 브랜드를 목표하는 것도 안될 일이다. 물론 내 브랜드가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하고 타겟 고객 대부분에게 네거티브한 피드백을 받는다면 다시 처음부터 고민해봐야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일부 피드백에 좌지우지 되어서도 안될 일이다.


국수집의 사장님과 나눴던 마지막 결론 또한 그랬다. 특별한 마케팅 없어도 고집과 철학이 유지되는 브랜드는 결국 성공한다는 결론. 다만 그 고집이 소통없는 고집인가는 잘 살펴보아야하겠지만 첫째는 일관성 있는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면서 우연히 봤던 '별점인생'이라는 다큐를 추천하고 싶다. 좋은 CS를 하는 방법은 아니고 '모든 것이 별점으로 평가되는 플랫폼 시대'에서 플랫폼 노동자들의 별점 이야기를 밀착 취재한 이야기인데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비롯해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해준 콘텐츠였다.

별점인생 @KBS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평가는 필연적이지만 이런 리뷰 수단이 누군가 갑이 되기 위한 수단이나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기를 바라며 모든 소상공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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