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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분꽃은 저녁마다
그날의 이야기를 피워냈다
붉고 노란 입술로
지나간 햇살을 모아
어둠 속에 불씨를 남기듯이
나는 한 발짝 뒤에서
분꽃이 그려낸 저녁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살짝 스칠 때마다
꽃잎은 무언가를 속삭였고
그 속삭임은
내 발목에 깃든 먼지를 털어냈다
그 꽃은 한낮의 햇빛을 버리고
저녁의 고요를 품었다
누구를 기다렸는지,
무엇을 품었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분꽃이 피어 있던 자리에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