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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Dec 03. 2024

하루가(歌)


아침은 너를 부른다

빛 고운 실바람에 옷깃을 털며

네 걸음에 얹혀 하루를 시작하라 한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가볍게 지나지만

그 속엔 천 리 길도 담겨 있다지


사랑은 허투루 쓰는 일이 아니란다

너의 손끝에 묻어난 흙냄새,

땀방울 머문 저 잔돌 위에도

그것이 깃들어 있다지


네가 먹은 밥 한 숟갈,

바람난 풀잎 사이 오고 간 숨결도

하루가 다 품은 너의 자락이라

누가 너의 날들을 허술하다 말하겠느냐


오늘을 어찌해야 하냐 묻거든

사랑 하나로 엮어내라 하거라

가마솥의 뜨거운 물길처럼

너의 하루도 사랑으로 팔팔 끓여라


저 달이 너를 내려다볼 때

그제야 너는 알게 될 것이다

네가 남긴 하루가 어찌

아무것도 아니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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