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산책

by 김태양


창가에 비친 달빛이

아스팔트 위로 흘러내린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걸어도

오늘따라 낯선 그림자들이

내 발걸음을 따라온다


귀뚜라미 소리에 실려

어제의 기억이 스며드는데

가로등 불빛 아래

시간은 천천히 녹아내린다

달빛은 여전히

내 어깨를 비추고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 소리에 실려

어둠은 깊어지고

밤은 조용히

나를 품어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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